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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이 상하이를 보며 탄식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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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이 상하이를 보며 탄식한 이유는?

[김윤태의 중국은 하나?] 세계의 경제권 : 장강 삼각주 경제권

장강 삼각주 지역은 환발해만 경제권, 주강 삼각주 경제권과 함께 중국의 3대 경제권 중 하나로 불린다.

중국의 개혁 개방 정책의 실시와 더불어 경제 특구를 건설하여 시장 경제 발전을 선두에서 이끈 주강 삼각주 지역을 '제1의 경제 축'이라 한다면, 상하이를 중심으로 하는 장강 삼각주 경제 권역은 '제2의 경제 축'이라 할 수 있다. 1980년대의 주강 삼각주 발전에 이어 1990년대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덩샤오핑은 1980년대 경제 특구에 상하이의 푸둥(浦東)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술회한 적이 있다. 그만큼 상하이는 중국 경제 성장의 축으로써 손색이 없었다는 것이다. 덩샤오핑의 뒤를 이은 장쩌민은 이런 덩샤오핑의 후회를 보충이나 하듯 푸둥 지역을 경제 특구 이상으로 개방하고 건설에 박차를 가했다.

그래서 당시에는 "1980년대에는 선전(深圳)을 주목했지만, 1990년대에는 푸둥(浦東)을 주목해야 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건설 붐이 일었다. 소위 세계의 건설 기중기 중에서 쓸 만한 것은 모두 푸둥에 집결했다고 할 정도로 푸둥의 건설은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고, 중국을 방문한 외국 지도자들의 예외 없는 참관 코스가 되었다. 상하이부터 시작된 이 경제 발전의 바람은 양쯔강을 타고 내륙으로 이어져 저장과 장쑤를 포함한 거대한 경제 권역으로 확산되었다.

인구 1억6000만의 장강 삼각주 경제권

장강 삼각주 경제 권역을 창싼자오(長三角)라 부르기도 하는데, 장강(長江) 하류에 형성된 삼각주 경제권이라는 뜻으로, 상하이와 장쑤 성(江蘇), 저장 성(浙江) 일대를 포함한다. 장강이 바다로 유입되는 관문이고 중국 동해안의 중부에 위치하며 강과 바다, 그리고 육지를 모두 접하고 있다. 주요 도시로는 저장성의 항저우(杭州), 닝보(寧波), 쟈싱(嘉興), 후저우(湖州), 사오싱(紹興), 저우산(舟山), 타이저우(台州) 등 7개 도시와 장쑤 성의 난징(南京), 쑤저우(蘇州), 우시(無錫), 창저우(常州), 전장(鎭江), 난퉁(南通), 양저우(揚州), 타이저우(泰州) 등 8개 도시, 그리고 상하이를 포함하여 총 16개 도시가 있다.

최근에는 저장성의 진화(金華)와 취저우(衢州), 장쑤(江蘇) 성의 후이안(淮安)과 옌청(鹽城)을 새롭게 포함시킨다. 흥미로운 것은 안후이(安徽) 성의 허페이(合肥)와 마안산(馬鞍山)까지도 포함됐다는 점이다. 장강 삼각주 경제 권역이 안후이 성까지 넓어진 것이다. 따라서 장강 삼각주 경제 권역은 이제 총 22개 도시로 그 영역이 확장되었고, 상하이, 장쑤 성 및 저장 성 일대 그리고 안후이 성 일부까지 포함하는 중국 최대의 경제 권역으로 자리 잡았다.

위에서 열거한 장강 삼각주 주요 도시의 면적만 해도 남한의 면적보다 훨씬 넓다. 게다가 이들 주요 도시가 소속 성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실제 넓은 의미의 장강 삼각주는 상하이와 저장 성, 장쑤 성 전체를 포괄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합친 면적은 대략 남한의 두 배가 넘는다. 인구 또한 1억6000만 명이 넘는 거대한 규모다. 2013년 기준 국내총생산은 10조억 위안을 상회해 전국의 20%를 차지했다. 중국 10대 도시 중 4개 도시가 장강 삼각주 권역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경제 규모는 이미 홍콩과 대만(타이완)의 합계를 추월했고 한국의 경제 규모까지도 위협하고 있는 정도다. 실질적으로 중국 경제를 견인하는 지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거대한 국제 전시장을 연상시키는 중국 최대의 비즈니스 센터인 상하이를 중심으로 하는 장강 삼각주 경제 권역은 베이징, 서울, 도쿄 등 국제 도시에 근접해 있어 태평양 연안의 세계적 교통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 또 중국의 황금 수로라고 불리는 양쯔 강을 통한 물류의 중심지로서도 그 가치가 높다.

게다가 최근의 교통 시스템 구축은 이런 지리적 여건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상하이와 닝보를 바다 건너 잇는 해상 다리 '항저우만 대교'의 건설, 난징과 상하이를 잇는 고속전철의 개통은 장강 삼각주 경제 권역 통합을 가속화하기에 충분했다. 경제 권역 내 주요 도시는 교통과 금융 시스템의 구축으로 이제 3시간 생활권으로 연결되었다.

다양한 산업 스펙트럼과 거대한 인재풀

장강 삼각주 지역은 상하이를 중심으로 각 지역마다 역할을 달리 하며 산업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는 것이 최대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상하이는 기존의 철강과 방직 산업을 모두 주변의 지역으로 이전시키고 이제는 무역과 금융, 물류의 중심지이자 문화 산업의 선도자로서 역할하고 있다.

반면, 상하이에서 쑤저우, 우시, 난징으로 이어지는 장강 삼각주의 도시들은 거대한 정보기술(IT) 산업 단지로 특화되어 있다. 쑤저우 공단만 해도 약 3000개의 외국 IT 업체가 진출해 있다. 중국을 넘어 세계의 이노베이션(Innovation) 센터로 도약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배후에는 임가공 제조업 단지가 탄탄하게 포진해 있다. 타이저우, 사오싱 등 주변 도시들은 중국에서도 유명한 임가공 제조업 단지다. 이러한 제조업 단지에서 생산되는 소상품은 저장성 이우(義烏)로 집결되어 세계로 수출된다. 우리 한국에 수입되는 'Made in China'의 소상품은 모두 이곳에서 공급된 것이라 생각해도 틀림이 없다.

이렇게 장강 삼각주 경제 권역은 금융과 물류, 문화 산업과 첨단 산업에서 임가공 제조업까지 다양하고 넓은 산업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의 3대 경제 권역 중에서도 으뜸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으며, 나아가서는 세계의 경제 권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장강 삼각주는 예로부터 인재가 많이 나오는 지역이다. 이러한 전통이 무색하지 않게 과학기술과 인문 사회를 가리지 않는 폭넓고 두터운 인재풀을 갖고 있다. 따라서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그 잠재적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 할 것이다. 푸단(復旦) 대학, 상하이 쟈오퉁(上海交通大學) 대학, 상하이 차이징(財經) 대학, 난징(南京) 대학, 저장(浙江) 대학 등 중국의 상위권 대학(국가중점대학)들을 비롯하여 적지 않은 학술 교육 기관과 과학기술 연구소가 있다. 이곳에서 매년 쏟아져 나오는 인재들은 이곳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장강 삼각주 경제 권역은 탁월한 지리적 여건과 두터운 인재 풀을 바탕으로 첨단 산업에서 임가공 제조업까지 폭넓은 산업 기반을 확충시키고 있다. 폭넓은 산업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장강 삼각주 경제 권역이 중국의 명실상부한 '경제 축'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의 경제 축을 향해서 한걸음 먼저 달려가고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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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태

동덕여자대학교 중어중국학과에서 중국 사회를 강의하고 있다. 외교부 재외동포정책 실무위원이며, 동덕여대 한중미래연구소에서 수행하는 재중한인연구사업단 단장을 맡고 있다. 국립대만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중국 사회에 관한 다양한 이슈뿐만 아니라 조선족 및 재중 한국인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재중 한국인 사회 조사 연구>, <臺灣社會學想像> 등 다수의 저서와 역서, 연구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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