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중·고생은 1인당 사교육비로 월평균 24만4천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와 영어, 수학 등 일반 교과 사교육비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예체능은 체육을 중심으로 사교육비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고등학교에서는 방과후학교에서 선행학습이 금지되면서 방과후학교 수요가 사교육으로 옮겨가는 현상도 나타났다.
교육부는 26일 통계청과 공동으로 한 '201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전국 초·중·고 1천244개교의 학부모 4만3천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사교육비 총 규모는 17조8천억원으로 전년보다 4천억원(2.2%) 줄었다. 이는 지난해 초·중·고 학생수가 전년보다 3.1%(19만7천명) 감소하는 등 전체적인 학령인구가 줄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1인당 월평균 명목 사교육비는 24만4천원으로 2014년(24만2천원)보다 1.0%(2천원) 늘었다.
명목 사교육비란 물가 지수 등을 반영하지 않고 전체 사교육비 총액을 학생 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
1인당 명목 사교육비는 2013년(23만9천원) 이후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는 23만1천원으로 전년보다 0.4% 줄었지만 중학교(27만5천원)는 1.9%, 고등학교(23만6천원)는 2.9% 늘었다.
사교육 관련 물가지수를 반영한 실질 사교육비는 20만4천원으로 전년보다 1.5%(3천원) 감소했다고 교육부가 설명했다.
명목과 실질 사교육비 모두 1인당 월평균 20만원대라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수치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사교육 참여율이 68.8%로 나타났는데 이는 나머지 31.2%는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는다고 답했다는 뜻"이라며 "사교육 참여자와 비참여자를 모두 포함해 평균값을 내다보니 액수가 실제보다 적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1인당 사교육비 증가에는 예체능 과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어와 영어 등 일반교과 사교육비는 19만원으로 전년보다 0.3%(1천원) 줄어든 반면 예체능 사교육비는 5만3천원으로 5.4%(3천원) 늘었다.
예체능 사교육비는 조사가 시작된 2007년(4만3천원) 이후 2012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태권도 등의 교육이 강조돼 체육 사교육비는 전년대비 13.6% 증가했다.
초등학교는 영어 사교육비가 7.3%(6천원)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교육부는 2018년부터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는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했다.
방과후학교 비용 총액은 1조1천600억원으로 전년보다 7.5% 줄고, 참여율도 57.2%로 2.1%포인트 떨어졌다.
교육부는 공교육정상화법 시행으로 방과후학교에서 선행학습이 금지되면서 일반교과 수요가 방과후학교에서 사교육으로 옮겨 갔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행교육예방 연구센터에서 올해 1∼2월 조사한 결과 방과후학교에서 선행교육을 금지한 뒤 중학생은 대체 학습방법으로 80.7%가, 고등학생은 65.2%가 사교육을 택했다고 답했다.
교육부는 사교육 수요가 예체능에서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초등학교 예체능 방과후 프로그램 확대 방안을 다음 달 중 마련할 계획이다. 초등 돌봄교실에서 예체능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중·고등학교 사교육 수요를 줄이기 위해서는 방과후학교의 선행학습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의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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