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투자환경 설명회'에 참석한 화이자, 존슨앤존슨, 보잉, JP모건체이스 등 세계적 기업의 대표들을 향해 "여러분들의 성공은 곧 한국의 성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금년 내에 모든 것을 바꾸겠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한 것은 "새 정부의 비즈니스 프랜들리(Business Friendly : 친기업) 정책기조에 발맞춰 변화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달라"는 당부였다.
이 대통령은 "일부에서 제가 너무 기업친화적이라고 우려하는 분들이 있으나 동의할 수 없다"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우리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면 더 기업친화적으로 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한국은 자동차, 조선, 반도체, 디스플레이, IT(정보기술) 등 첨단산업분야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에 투자하면 이런 세계적 선도기업들과의 글로벌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서 "새 정부는 지식기반 서비스산업 육성, 특히 금융산업 발전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투자설명회를 통해 수십 억 달러 규모의 한국투자 유치를 성사시켰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세계적인 물류회사인 프로로기스사에서 한국에 10억 달러를 투자키로 했고, 부동산 개발회사인 코잘사도 50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키로 했다"며 "게임 개발업체인 일랙트릭스 아트사에서 2000억 달러, 반도체 장비회사인 매쓴사, 엔진부품 제조회사인 메틀린사에서도 각각 1000억 달러를 한국에 투자키로 확정지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경제계 인사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도 이 대통령은 "새 정부는 많은 규제를 풀고 법인세를 낮춰 외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하고 싶은 나라, 일하기 편하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려고 한다"면서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금년 내에 모든 것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고 국내 투자환경에 대한 '속도감 있는 변화'를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존 A 테인 메릴린치 회장, 피터 그라우어 블룸버그 회장, GM, 프루덴셜, 비자, UBS, 블랙스톤 그룹, GE 머니, 뉴욕생명보험, 화이자, 듀폰 등 기업의 최고위급 인사 25명이 참석했다.
'이명박 프랜들리' 발언 쏟아낸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 이날 투자환경 설명회에 참석한 국내 인사들 중에선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이 단연 눈에 띄었다는 평가다. 이 자리에서 일부 기업인들이 한국의 노사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하자 장석춘 위원장은 "한국 노동계가 변화하고 있다"며 "최근 파업 건수가 많이 줄었고 적대적 노사관계보다는 상생하는 노사관계로 변하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코리아 세일즈'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 위원장은 "한국 노동자들은 부지런하고 우수한 교육열 속에 성장했으며 자기계발 의욕이 강하다"며 "이런 우수한 인적자원이야 말로 투자시 고려해야 할 1순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노사가 서로 존중하고 원만한 대화를 통해 기업을 운영하면 엄청난 집중력과 능력을 발휘할수 있는 곳이 대한민국"이라며 "여러분이 한국에 투자한 뒤 노사관계가 발생할 경우 노총이 직접 나서서 조정하고 해결하겠다"는 약속까지 곁들였다. 같은 날 워싱턴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수행 경제인들과의 만찬에서도 장 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당선 후에 일하는 모습을 보고 진정성을 느꼈다"며 "노조도 경제주체인 만큼 노동운동도 이제 변화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년 전 투쟁방식으로 계속하면 국민들이 외면할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잘못된 것은 바꿔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진 장 위원장의 '이명박 프랜들리' 발언에 대해 이 대통령 또한 "장 위원장의 방미단 합류를 참 놀랍게 생각한다"면서 화답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아직도 강경한 생각을 갖고 이명박 정부 한번 해보겠다고 벼르는 사람이 일부 있다"면서 "노총이 올해 임금인상 자제하고 파업 않겠다고 선언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어떤 사람들은 나보고 '너무 설친다'고 하더라"
한국 투자설명회를 끝으로 뉴욕에서의 공식일정을 모두 마친 이 대통령은 곧바로 워싱턴D.C.로 이동해 교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미국과 콜럼비아 간의 FTA가 최근 미국 하원에서 거부된 일을 언급하면서 "미-콜럼비아 FTA와 한미 FTA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면서 "한미관계가 한 단계 올라가면 변화는 FTA가 이끌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최근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대한 야권 등의 비판을 언급하면서 "청와대와 내가 먼저 변화하려고 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나더러 '너무 설친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변화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미관계 복원'에 앞장서겠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의 한미관계를 언급하면서 "교민들을 만나면 '한국 큰일 났다'는 걱정을 많이 하는데 걱정할 게 없다. 국민들이 미국을 그리 싫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념적, 정치적으로 한미관계가 손상을 입었지만 긴 역사에서 한미관계는 손상을 입지 않았다"며 "이번에 (미국에게) '오해는 그만하고 잘 지내자'고 하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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