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오전 9시 7분께 당 대표 비서실이 박근혜 대통령의 64회 생일을 맞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명의로 축하 난을 보내고자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연락했으나, 오전 9시 54분께 청와대 정무수석실로부터 전화로 "정중하게 사양하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서실은 두 번째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회 시절 박근혜 대통령이 생일 축하 난을 보내오신 적이 있어서 난을 보내드리는 것"이라고 난을 받아달라고 요청했으나,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는 "정중하게 사양하겠다"고 다시 거절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서실은 마지막으로 "야당 대표께서 보내는 난이라"고 제의했으나,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정중하게 사양하겠다"는 같은 답을 세 번째 되풀이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생신 축하 난을 전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에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서울로 올라왔으나, 청와대가 아닌 더불어민주당 공보실로 발걸음을 돌렸다.
김 대변인은 "정치는 정치고 도리는 도리고, 예의는 갖춰야 온당하다고 생각했고, 야당으로서 언제든지 대화와 국정 운영에 협조할 뜻이 있다는 것을 보여드릴 필요도 있고, 고단한 삶을 사는 국민께 설 명절을 앞두고 작지만 훈훈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겠다는 여러 가지 뜻이 있어서 우리가 난을 보내드리려고 했던 것인데, 약간 황당하게 거절돼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난을 전달할 예정이었던 박수현 의원은 "대통령의 뜻이겠나. 밑에 실무자들의 정무적인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어쨌든 대통령님의 생신을 축하드리고 싶었던 마음을 그대로 담아서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 당사자로 언급했던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11월 부친상을 당했을 당시 화환을 보내지 않은 바 있다. 그러나 황교안 국무총리의 딸 결혼식에서는 혼주의 사양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 명의로 화환을 보낸 바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난을 거절한 청와대는 이날 중앙당 창당대회를 앞둔 국민의당에는 창당 축화 화환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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