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하 한국공항공사 노조가 새누리당 예비후보 김석기 사무소를 지지 방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김석기 예비후보는 7년 전 용산참사 당시 진압 책임을 진 서울지방경찰청장이었다. 이후 한국자유총연맹을 거쳐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용산참사 유가족 및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28일 성명서를 내고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연맹 소속 한국공항공사노조 간부들은 27일 김 후보 국회의원 예비후보 사무소를 방문해 찍은 사진을 보았다"라며 "그 모습에 등골이 서늘해지고 심장이 떨려왔다. 김석기 손끝에서 시작된 진압작전이 시작된 후 지옥 같았던 7년이 주마등같이 펼쳐졌다"고 밝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27일 나종엽 한국공항공사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김광연 정책국장, 이석범 사무차장, 노광균 서울지부장, 남우현 부산지부장 등은 경주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 예비후보인 김석기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나 위원장은 "(김 전 사장은) 경찰 출신이라 우리도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진정성 있고, 일을 열심히 했고, 특히 소통을 잘했다"며 "공항공사 발전과 국가 발전에 기여했고, 앞으로는 경주 발전에 기여할 것을 확신해 경주 국회의원의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노총 산하 노동조합이지만, (김 전 사장이)새누리당 공천을 꼭 받기를 바란다"며 "여당, 야당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지역을 위하고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예비후보는 "아침에 집근처에서 까치가 울어 귀한 손님들이 온 것 같다"고 반기며 "공사 재임시절의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심정으로 경주 각 지역을 돌며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약속은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석기 비판은 박근혜 정부 부정?"
용산참사 진상규명위는 "박근혜 대통령과 찍은 사진으로 가득한 경주 김석기 선거사무실 앞에서 유가족과 철거민피해자,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민주노총 경주지부는 함께 김석기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우리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울면서 이야기하고 왔다"라며 "하지만 그것을 두고 김석기는 '박근혜 퇴진만 일삼는 자들'이라며 모욕했고 '나 김석기를 비판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떵떵거렸다"라고 비판했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위는 이러한 김석기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한국공항공사노조도 비판했다. 이들은 "노동자를 적으로 취급하는 박근혜 정부의 인증마크를 단 김석기에 대해 이제는 노사관계도 끝났는데 응원해야 할 이유는 다만 인간적인 우애 때문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수 십 년 세월 민주노조운동,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를 위해 싸워왔던 역사는 지금 민주노조의 근간 어느 곳에 남아있는 것인지 제발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유가족과 피해 철거민의 가슴은 찢어지지만 이것은 누가 누구에게 사과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무엇이 문제인지 진지하게 돌아보고 스스로 다그치고 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반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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