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한편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야권의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당, 이른바 '안철수 신당'의 인재영입위원장은 창당의 구심점인 안철수 의원입니다. 안 의원도 28일에만 3명의 신규 인사 합류 사실을 발표하며 인재 영입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2012년 대선 당시 누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될 것이냐를 놓고 맞붙었던 문재인과 안철수 두 정치인이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공교롭게도 각자 당의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게 된 모양새인데요, '정치권의 스토브 리그(프로야구 비수기에 각 팀 감독이 선수 영입과 트레이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비교를 안 해 볼 수가 없겠죠?
먼저 활동 기간으로 보면, 문 대표는 지난해 12월 4일부터 대표직을 물러난 1월 27일까지 총 55일간 '감독', 즉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활동했습니다. 문 대표가 영입한 '선수'는 총 21명입니다. 안 의원은 이달 10일부터 감독 역할을 맡아 28일 현재까지 18일 동안 14명을 영입했습니다. 단순 인원 수로 비교하면 문 대표가 더 많지만, 기간 대비 효율로 보면 안 의원도 뒤지지 않는 셈입니다.
영입한 인사들의 면면을 뜯어보면, 경제계 인사들의 비중이 높은 것은 양 쪽 모두의 공통점입니다. 문 대표는 20명 가운데 6명이, 안 의원도 14명 가운데 6명이 경제계 인사 또는 경제 이슈와 관련된 영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찰 출신 인사가 양 측에 1명씩(표창원, 안재경) 있는 것도 공통점입니다.
차이점도 있습니다. 문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외교부·국정원·군 출신 3명을 영입하며 이 분야에서 선취점을 올리고 있습니다. 안 의원과 국민의당 쪽에서는 경제계 인사들 중 경제학자나 정책 전문가보다 IT·벤처·금융 업계의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들의 비중이 높은 점이 특징적입니다.
투수로 치면 자책점, 타자로 치면 병살타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 영입 실패의 경험이 양 쪽 모두에 있는 것도 눈길이 갑니다. 문 대표의 '인재 영입 4호' 였던 김선현 차의과대학 교수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그림을 저서 등에 활용하는 데 동의 절차가 미흡했다는 문제 제기에 이어 논문 표절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영입 인사 자격을 반납했습니다.
안 의원의 경우는, 본인이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기 전이기는 하지만 김동신·허신행 전 장관과 한승철 전 검사장 영입 건 때문에 '인사 참사'라는 소리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결국 안 의원이 한상진 창준위원장과 함께 영입 발표 3시간만에 기자실을 찾아 영입 취소를 선언하는 일대 해프닝이 빚어졌습니다. 한 전 검사장의 경우 과거의 '스폰서 검사' 논란이, 김 전 장관과 허 전 장관 역시 각각 뇌물과 인사 청탁 전력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 기사에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 합니다. ☞관련 기사 : 安신당 영입 1호는 '스폰서 검사' 무죄확정 한승철)
마지막으로 영입한 인사들이 4월 총선이라는 최대 시즌에서 팀에 얼마나 도움이 될 전력인지 하는 점이 '영입 작업에 얼마나 내실이 있었느냐', 속된 말로 얼마나 수지맞는 장사를 했느냐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21명 중 영입 취소 1명, 김홍걸 씨 1명을 제외한 19명 모두가 "총선 출마를 전제로 영입한 분들"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문 대표 쪽이 이 지표에서 좀더 앞선 점수를 받을 것 같습니다.
안 의원이 영입한 인사들 가운데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이는 14명 중 6명(송기석, 곽선우, 박찬정, 한명규, 이건태, 정재흠)이고, 안 의원이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기 전까지 쳐도 총 23명 중 12명입니다. 다른 영입 인사들은 정책 자문이나, 당 직능위원회(노인위원회 등) 활동을 하게 될 예정이라고 국민의당 측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만 문 대표는 이제 더 이상 인재 영입과 관련해 추가로 성과를 내기 어려운 반면, 안 의원은 계속 위원장 활동을 할 수 있는 만큼 더 분투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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