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4일 2016년 정부 부처 업무보고 자리에서 "우리를 둘러싼 경제 여건은 여전히 어렵다"며 "이런 시기일수록 비상한 각오로 경제 활력 제고와 경제 체질 개선에 우리가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정부 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업무 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4대 개혁은 아직 진행 중에 있고, 아직도 국민들의 체감도가 높지 않다. 가계부채 등 잠재된 위협이 소비와 투자심리를 제약하고 있고,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 둔화와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대외 여건은 더욱 불확실해지고 있다. 수십만 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노동개혁법과 경제활성화법이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가계부채, 미·중 및 북한 문제 등 대외 요건, 국회, 이 세가지가 어려운 경제 상황의 주 원인이라는 말이다.
박 대통령은 "어제 취임한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주형환 산업부 장관을 비롯한 새 경제팀에 몇 가지 당부를 드린다"며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는 않지만 '할 수 있다' 하는 그런 자신감과 '반드시 해내야만 한다' 하는 굳센 의지를 가지고 4대 개혁의 완수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성과 창출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그간 우리 국민들은 고통이 수반되는 여러 개혁과제들을 묵묵히 지지해 주셨는데 이제는 우리가 보답해야 될 차례"라며 "4대 개혁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완수해서 그 결실을 국민들에게 돌려드리면서 앞으로 미래 30년 성장의 든든한 기반을 마련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가 어렵다는 발언에 앞서 박 대통령은 현 정부의 성과에 대해 '자화자찬'식 설명을 내놓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2년 동안 어려운 대내외의 경제여건 속에서도 우리는 경제 활력 강화와 경제혁신을 강도 높게 추진을 하면서 경제 재도약의 토대를 다졌다"고 말했고, "지난 3분기에는 5년만에 1.3%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공공 개혁을 필두로 해서 4대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서 그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희망 섞인 이야기를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러한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역대 최고의 국가신용등급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역대 최고의 성과를 냈다는 말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인지, '위기론'에 방점이 찍혀 있는지 알 수 없다. 박 대통령은 최근 '경제 위기론'과 '정부 성과론'을 함께 언급하고 있다.
'경제 위기론'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를 총선에 내보내기 위해 중도 사퇴 시키고, 여당 원내대표를 해외에 대통령 특사로 보내는 것 등은 쉽게 설명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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