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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친구가 좋은 직장 꽂아준대"…젊은이들 대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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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친구가 좋은 직장 꽂아준대"…젊은이들 대답은?

한국투명성 기구, 청렴성 인식 조사…"부정한 사람이 성공한다"

'아빠에게 힘센 친구가 있다. 그가 당신을 좋은 학교나 직장에 그냥 꽂아줄 수 있다고 한다. 당신은 어쩔 건가.'

수락한다는 답이 더 많았다. 15~30세 젊은이 1044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8.8%가 수락한다는 쪽이었다. 18.5%는 "바로 수락한다"고 대답했다. "조금 불편하지만 다들 이 방식으로 행동하니까 결국 '예' 라고 말한다"라는 응답이 40.3%였다.

"오랫동안 망설이다가 결국 거절하되, 아버지 친구 기분이 상하지 않게 적당한 핑계로 거절한다"라는 답변은 31.3%였다. "바로 '아니오'라고 말하고 그와 같은 행위를 하지 않는다"라는 답변은 9.2%에 불과했다.

한국투명성기구가 지난해 11월 진행해서 곧 발표할 조사 결과다. 조사대상자 가운데 35%는 15~19세, 53%는 20~24세, 12%는 25~30세였다.

"부정한 사람이 성공 가능성 높다" 55%

<프레시안>이 단독 입수한 이 조사 결과는, 부패에 대한 젊은 세대의 생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예컨대 상당수 젊은이들은 인맥에 기댄 특혜를 받아들이겠다면서, 동시에 '정직하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보다 중요하다'라고 여긴다. "정직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60.3%였고 "잘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36.3%였다.

서로 충돌하는 응답이 있는 셈이다. 이는 "청렴성의 부족(부패)이 심각한 피해를 끼치는" 대상이 어디인지에 대한 응답과 함께 살피면 의미가 도드라진다. 중복 응답을 허용한 결과, 응답자 본인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비율은 65.4%였다. "나라 발전에 피해를 입힌다"라는 응답 비율은 85.7%였다.

'정직', '청렴' 등의 가치를 당위 차원에서 받아들인다. 또 개인이 아닌 국가의 문제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인맥에 기댄 특혜가 자기 문제가 되는 순간, 부패에 관대해지는 한 이유일 수 있다.

아울러 부패와 사회적 성공 사이의 상관관계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부정한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라는 응답이 53.5%였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거짓말하거나 속이는 사람, 법을 위반하거나 부패를 저지를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생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는 응답이 17.9%였다. 같은 경우에 대해 "성공할 가능성이 약간 높다"라는 응답은 35.6%였다.

"정직하고 청렴한 사람이 청렴성이 부족한 사람보다 인생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는 응답은 15.7%였다. 같은 경우에 대해 "성공할 가능성이 약간 높다"라는 응답은 27.4%였다.

여전한 정치 혐오"정치와 언론이 가장 썩었다"


15~30세 젊은이들이 보기에 한국은 부패해야 성공하는 나라인 셈이다. 그리고 이미 상당히 부패한 곳이다. 젊은이들이 사회 각 분야에 청렴도 지수를 매기게 했다. 10점 만점인데, 시민단체가 5.0점으로 그나마 가장 높았다. 공기업은 3.8%, 민간 기업은 3.5%, 문화 예술 분야는 3.4%, 종교 단체는 3.3%, 사법 분야는 3.1%, 행정기관은 3.1%였다.

가장 낮은 영역은 정당과 입법 분야로 2.0점에 불과했다. 언론 분야는 2.7점이었다. 이런 결과는 해당 분야의 실제 청렴도가 아니다.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청렴도다. 젊은이들은 정치 및 공론장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재벌의 횡포 및 비리가 꽤 알려졌음에도, 민간 기업이 행정, 정치 영역보다 청렴하다고 본다. 이는 젊은 층에게 만연한 정치 혐오 정서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회 공공성 및 민주주의 확대 차원에서 부정적인 징후다.

"친구가 언론 및 종교인보다 더 영향력 세다"

부패 및 청렴성을 보는 시각은 어떻게 형성됐을까. 주로 친구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복 응답을 허용한 결과, "청렴성을 보는 시각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대한 응답으로 "친한 친구와 동료"를 꼽은 비율이 78.6%로 가장 높았다. '교육과정', '가족과 토론', 언론 매체가 뒤를 이었다. 언론 매체 가운데서는 신문(74.4%), 인터넷 뉴스(73.8%), 텔레비전 및 라디오(72.1%), 사회관계망서비스(59.8%) 순으로 나타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영향을 꼽은 비율이 낮은 게 눈에 띈다.

정치 및 종교 지도자의 영향력 역시 낮았다. 66.7%였는데, 이는 산업 및 경제계를 꼽은 응답 비율과 같은 수치다. 적어도 부패 문제에 대해선 주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언론 매체 혹은 정치 및 종교 지도자보다 영향력이 크다.

흥미로운 건, 성별에 따른 차이다. 대체로 여성이 주변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남성은 76.2%가, 여성은 81.4%가 친구의 영향을 받는다. 남성은 74.8%가, 여성은 77.5%가 가족의 영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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