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국내 1위 음원 사이트 '멜론'을 가져간다. 카카오(옛 다음카카오)는 11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76.4%를 1조87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주당 인수 가격은 9만7000원으로 결정됐다.
카카오가 지난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통합 출범한 이후 최대 규모 투자인 셈이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멜론' 운영 외에도 아이유, 씨스타 등 가수와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고 있다. 따라서 카카오의 이번 인수는 보다 폭넓은 콘텐츠 사업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카카오의 투자전문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는 지난 7일 웹드라마 제작사 '모모'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웹드라마 시장까지 진출한 것이다. 카카오는 올해 안에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자체 웹드라마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리고 카카오는 지난달 16일 콘텐츠비즈니스 전문회사 포도트리의 지분 49.7%를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포도트리는 카카오페이지를 개발한 업체다. 아울러 카카오는 일분(1boon) 등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을 확대하고 다음tv팟과 카카오TV 등에도 힘을 싣고 있다. 임지훈 대표이사 체제의 카카오가 어디로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모바일 시대에 최적화된 콘텐츠 플랫폼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이런 플랫폼을 만들면,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음악은 모바일 기기의 진화 과정에서 늘 중심에 있었다. MP3플레이어 시절부터 음악은 디지털 비즈니스의 핵심 콘텐츠였다.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이 성공하려면 음악 서비스를 잡아야 한다."
한 IT기업 임원이 해석한 카카오 경영진의 의중이다.
실제로 임지훈 카카오 대표이사는 이날 "음악은 모바일 시대에 가장 사랑받는 콘텐츠로 음악 한 곡이 한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거나, 전 세계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갖는다"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음원 시장은 멜론, 지니, 엠넷, 벅스 등 주요 사업자 위주의 과점 체제다. 가입자가 2800만 명에 달하는 '멜론'이 시장 과반을 차지한다. 그리고 벅스와 엠넷 등이 2위 그룹이다.
이 가운데 벅스가 카카오 뮤직과 협력 관계였다. 멜론 인수를 계기로, 이 관계가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카카오 측은 벅스와의 협력 관계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 결정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다. 카카오 대주주인 그는 기업 인수합병에 매우 적극적인 편이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이사 역시 신생기업(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일을 주로 해 왔다. 따라서 1980년생인 임 대표이사 선임 당시부터 카카오가 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말이 나왔었다.
다만 카카오가 진행 중인 공격적인 투자가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카카오의 지난해 3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2295억 원으로 한 해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4% 늘어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161억 원이었는데, 이는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47%나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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