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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20대 신입사원 포함 대규모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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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20대 신입사원 포함 대규모 구조조정

두산인프라코어, 밥켓 인수 후유증 등으로 3000명 대상

두산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갓 입사한 20대 신입사원 역시 구조조정 대상이다. 국내 대기업이 평사원까지 내쫓는 건, IMF 외환위기 당시를 제외하면 극히 드문 일이다.

'사람이 미래'라더니, 신입사원도 내쫓아

이 회사는 지난 7일 희망퇴직 공고문을 내고 8일부터 18일까지 국내에서 근무하는 사무직 직원 3000명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 중이다. 이보다 앞서 기술직, 연구개발직에 대한 희망퇴직도 진행됐다.

박용만 두산 그룹 회장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미지가 좋은 편이었다. SNS를 통해 소탈한 모습을 보인 적도 많다. '사람이 미래다'라는 그룹 광고 역시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데 한몫했다. 일부 진보 매체는 박 회장에 대해 호의적인 인터뷰를 한 적도 있다. 그러나 이런 이미지는 얇은 유리컵처럼 깨져버렸다. 두산 사내 게시판과 SNS에선, 무리한 구조조정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파도 친다.

밥켓 인수 후유증과 중국 경기 침체

두산인프라코어가 초유의 구조조정에 돌입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지난 2007년 미국 기업 밥켓을 인수한 후유증이다. 당시 두산 측이 너무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지적이 잦았다. 무리한 인수에 따른 금융비용은 지금도 두산 그룹의 발목을 잡는다. 밥켓 인수 이듬해 불거진 세계 금융 위기 역시 부담을 증폭시켰다. 다른 이유는 최근 중국 경기 둔화다. 중국 건설기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실적 악화는 수치로 드러난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240억 원(연결재무제표 기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447억 원이었다. 35%p 줄어든 셈. 올해 3분기 당기순손실 2464억 원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해외 사업장을 포함한 총 부채가 8조5000억 원대다.

"야구선수에겐 100억 원씩 주면서"


두산인프라코어 구조조정은 일단 국내 사업 부문이 대상이다. 직원들은 충격이 큰 상태다. 두산 그룹 기업 문화에 자부심을 갖고 있던 젊은 직원들이 특히 그렇다.

두산인프라코어 직원들이 썼다고 알려진 글이 카카오톡과 SNS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여성 입사 동기들이 울고 있다" "23살 최연소 명퇴자도 있다" "올해 7월에 입사한 신입사원도 퇴직 권고를 받았다" "같은 층에서 근무하던 여직원들이 모두 쫓겨났다" "'사람이 미래다'라는 두산의 광고는 거짓말 이었다" "야구선수들에게는 4년에 100억 원씩 돈을 주면서 이 겨울에 직원을 쫓아내다니…" 등의 내용이다. 이들 내용은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알려졌다.


▲ 두산 그룹 이미지 광고. ⓒ두산 그룹

면세점 사업 지휘하는 박용만 장남 vs. 일자리에 목 매는 '흙수저' 젊은이들

두산 그룹 입장에선 최근 나쁜 일만 있었던 게 아니다. 호재도 있었다. 정부는 최근 두산 그룹에 면세점 사업권을 줬다. 서울 동대문 두산 타워에 면세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라서 그룹 차원에선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박용만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두산 유통전략담당(CSO) 전무(오리콤 부사장)가 내년 5월 면세점 오픈을 목표로 면세전담조직을 진두지휘한다.


일터에서 쫓겨나는 직원들의 비명과 면세점 사업에 대한 기대감, 박용만 회장의 마음은 어느 쪽에 쏠려 있을까. 그건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건, 면세점 사업이 성공해도 지금 구조조정 대상자들에겐 남의 일이라는 점이다. 하긴, 두산 그룹 총수 일가와 극심한 취업난을 뚫어야 하는 '흙수저' 젊은이들은 원래 다른 세계 소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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