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 전격 입당한 김장수 전 국방장관의 결심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직접적인 설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장수 전 장관과 가까운 한 인사는 17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민주당이 먼저 비례대표를 요구했던 건 맞다"라며 "그런데 양당이 줄다리기를 하면서 김 전 장관은 이 대통령이 직접 요청하는 경우를 가장 곤혹스럽게 생각해 미국행을 서둘렀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건 일종의 정치적 망명"이었다며 "전화기를 꺼 두고 지방을 돌았는데 청와대가 결국 접촉을 성사시켰다"라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신문>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여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김 전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같이 일합시다'라며 강하게 설득해 한나라당 영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국방장관 재직시절 정책보좌관을 했던 김종대 <디앤디 포커스> 편집장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김 전 장관은 이데올로그가 아니라 현실적인 안보주의자"라며 "이 대통령의 사고방식과 맞아 떨어지는 면이 있는데 대선 이후 참여정부를 때려 엎는 게 정상화라고 생각하는 당내 보수적 에너지와 거리를 두려는 이 대통령의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김 편집장은 이어 "대선 때 예비역들이 조직적으로 한나라당을 도왔는데 그때 모인 별만 1000개(300명)였다"라며 "당선이 되고 나서 이상희 현 국방장관 등 참여정부 인사들만 등용되는 바람에 예비역들이 부글부글 끓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장수 전 장관은 광주 출신이라서 영남정권에서 비례대표 2번을 하면 상징성도 있다"라며 "안보 문제에 있어 한나라당에서는 격렬한 사상투쟁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대통령 모실 수 없다'더니…배신감 든다"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유인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는 아무래도 참여정부 사람이다', '두 대통령은 모실 수 없다'던 '꼿꼿장수'가 정치에 입문하면서 '양다리 기웃장수'로 전락한 것은 서글프다"고 비난했다.
유 최고위원은 "김 전 장관은 그 동안의 경위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국민에게 사과하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김 전 장관은 손학규 대표를 만나 60만 군대의 명예를 위해 비례대표 2번을 달라고 먼저 요구했다"면서 "손 대표와 약속하고 합의했던 사람이 결국 낡은 정치적 판단으로 이 당, 저 당을 기웃거린 것이 아닌가 배신감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도 민주당의 반발에 대해 "정치권에서 훌륭한 인물을 영입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못 먹는 감 찔러 보기식의 비난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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