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서 기자는 "'나는 간첩이 아닙니다'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기사 내용에 반대하는 댓글이 참 많았다. 인권을 지키자고 하는 일이 북한을 이롭게 할 수 있다, 몽둥이로 때려 잡아서라도 간첩을 소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저는 어려서부터 인권이 최고의 가치라고 여기고 배워왔는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시국에서도 인권을 위해 꿋꿋이 애써주시는 분들께 존경을 표하고 싶다. 기획을 도와주신 장경욱 변호사를 비롯한 법무법인 민들레 변호사 분들과 많은 인권 관련 활동가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서 기자는 "어깨가 많이 무겁다.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 일단 지금은 기쁘다"면서 "이번 수상의 영광을 생명, 인권의 가치를 지향하는 <프레시안>의 직원 조합원, 소비자 조합원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서 기자는 '나는 간첩이 아닙니다' 기획을 통해 자유를 찾아 남한에 온 탈북자들이 과거 '합동심문센터'나 '북한이탈주민 보호센터'에 감금되어 수많은 인권 침해를 당한 사례를 고발한 내용으로 앰네스티 언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앰네스티 언론상 심사위원회는 해당 기획에 대해 "1970년대 바다를 헤엄쳐 건너온 김관섭 씨부터 2000년대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유우성 씨까지 대한민국 정부가 탈북자들의 인권을 어떻게 유린했으며, 남북 대치상황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10차례에 걸쳐 보도했다"며 "간첩조작사건의 피해자들을 소개하며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국가적 폭력을 고발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앰네스티 언론상에는 예년보다 많은 57편이 출품됐다. 이에 대해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축사에서 "인권에 대한 언론의 감수성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웠다"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만큼 인권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조계사에 피신해있는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과 지난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물대포를 맞고 사경을 헤매고 있는 농민 백남기 씨 등을 언급하며 "여전히 앰네스티 언론상이 더 많은 관심을 받아야 하고 언론이 더 날카로워져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이탈주민 김련희 이야기'를 기획한 <한겨레> 허재현 기자도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기획의 주인공인 김련희 씨가 참석해 허 기자의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김 씨는 "아무도 모르게 묻혀버릴 수 있었던 저의 사연을 정치적 압박을 무릅쓰고 세상에 내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저는 남편과 딸과 단란한 생활을 하던 아낙네였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가족들과 생이별하고 4년 동안 남녘에 억류돼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상이나 체제가 문제가 아니라 그 땅(북한)에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이 계시고 남편과 딸이 기다리고 있다"며 "제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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