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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학, 대외한어과는 선택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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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학, 대외한어과는 선택하지 말자!

[권동현의 중국 교육 이야기] 중국 유학을 다시 생각한다

지난 2일, 수능 성적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수험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박람회와 입시 설명회가 전국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다. 학생들이 진로 선택에 있어 많은 고민을 하는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취업난이 심각하다 보니 단순히 본인의 선호만을 가지고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는 것은 무모하다는 질타가 쏟아지는 서글픈 시대를 살고 있다.

이제 한중 FTA시대가 열릴 것이고, 90년대부터 한중관계의 중요성이 수없이 강조되어 왔지만, 요즘 들어서 더욱 중국과의 관계는 한국인의 일상생활 속에까지 깊이 들어와 있다. 올해 전국을 휩쓴 메르스의 영향과 관련해서도 매일 회자된 건 메르스 때문에 중국 관광객들이 오질 않아 국내경제에 비상이 걸렸다고 하는 말이었다.

이처럼 중국과의 관계가 한국의 생존과 지속적 발전을 위해 우선순위를 점하면서 중국과 가교 역할을 할 많은 인재들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FTA 이후 중국 관련 서비스업에만 73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즉, 중국어 구사능력이 취업의 문을 열어주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럼 과연 중국어만 할 줄 알면 취업도 보장되고 핑크빛 미래가 보장 되는 것 일까? 필자는 주변에서 ‘중국에 유학 가서 4년간 중국어만 배워와도 성공한 것’이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중국과 92년 수교 이후 각 대학에서는 중국 관련학과를 증설했고 매년 많은 대학에서 입학성적 상위에 랭크되고 있다. 그리고 매년 6만여의 학생들이 유학, 어학연수, 교환학생 등의 형태를 통해 직접 중국에 가서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이쯤 되면 중국과의 비즈니스를 위한 인재들이 차고 넘쳐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인재의 부족을 호소한다. 필자는 이런 현상이 단지 중국어만 할 줄 알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에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중국 유학, 대외한어과는 선택하지 말자! 왜?

중국으로 유학 가는 많은 학생들이 선택하는 전공이 바로 대외한어과다. 본래 중국은 다민족국가로 그 발음이 통일되어 있지 않아 1958년 간체자로의 통일과 발음의 알파벳표기를 공표하고 진정한 언어의 통일을 이룬다. 어찌 보면 현대중국의 변화의 시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때 표준어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교육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 바로 대외한어과다.

즉, 표준어를 널리 보급하고 가르치기 위한 하나의 학문이며 전달 방법이 된 것이다. 즉, 우리의 국문과가 아닌 한국어교육학과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외한어과가 마치 외국인을 위한 학과처럼 변질이 되어 버렸다. 나아가 중국어비지니스학과, 중국비지니스경제과 등의 이름으로 많은 한국유학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한 고3 학생이 한국의 치열한 대학입시에 시달리다가 우연한 기회에 중국유학에 엄청난 비전을 발견한다. 들리는 얘기로는 입학신청서만 제출하면 중국의 우수 대학에 입학이 가능하단다. 한국의 대학보다 학비도 훨씬 저렴하다니 안 갈 이유가 없다. 하지만, 막상 압학 신청 과정을 지나보면 만만치 않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어로도 어려워하던 공부를 중국어로 해야 하는데, 그리 쉬울 리가 없는 것이다. 그럼 포기하고 돌아가야 하나! 그렇다고 다시 대입을 준비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학업을 포기할 수도 없고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져 버리는 것이다.

중국대학들도 초기에 외국유학생 유치에 많은 집중을 하며 세계 각국의 학생들을 유치해 왔으나 실지 학업을 위한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포기시킬 수도 없다. 그래서 대안으로 삼은 것이 언어 수준이 비슷한 유학생들을 따로 모아서 교육하고 학위를 주는 과정, 다들 중국어가 목적이니 대외한어과가 가장 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국교육부가 인정하는 정식대학생이고 중국대학의 정식재학생이며 해당되는 학점 이수 후 정식졸업생이 된다. 정말 대안 중에서도 이렇게 좋은 대안이 없다.

외국인끼리 모여 수업 듣는 중국 유학?

이로 인해 중국대학입학의 문턱은 정말 많이 낮아지고 실제 많은 수의 유학생들이 대외한어전공을 하게 되었다. 매년 수천 명의 한국유학생들이 이 과정을 마치고 졸업한다. 물론 좋은 직장에 취업하고 좋은 기회가 열리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유학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다른 나라로 유학을 가서 같은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 대학생활을 하거나, 외국인 학생들끼리 모여 수업을 듣는다면, 그 나라로 유학 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중국에서 대학을 나왔는데 중국인 친구가 없다면 안타까운 일 아닌가?

실제 유학생들의 졸업 후 취업상황을 보면 대외한어전공자들 보다 중국학생들과 같이 전공을 이수한 학생들이 훨씬 더 많이 취업에 성공하고 있다. 언어교육은 하나의 도구를 갖추는 것이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본인의 전공, 지식 등과 합쳐질 때 비로서 빛이 나는 것이 외국어 능력이다. 중국어만 잘하면, 이란 말은 사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현재 대외한어를 전공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에겐 전망을 속단하는 듯한 얘기가 되어 큰 실례를 범하는 것이지만, 유학의 목적이 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고언이다. 중국 유학을 준비하는 청소년들이 귀담아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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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현

중국 교육 콘텐츠 및 컨설팅 전문 기관 ㈜디엠피글로벌 대표. 20여 년간 중국 관련 교육과 한중 교류 업무를 해 왔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중국어를 전공하고 중국 산둥 대학교 대학원에서 인사 관리를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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