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의 65.6%가 비주류의 문재인 대표 사퇴 요구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대표 흔들기에 가장 적극적인 호남 지역구 현역의원에 대한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82.9%(대폭 물갈이 39%, 소폭 물갈이 43.9%)에 달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실시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다. 야당 지지자들을 상대로 한 이 여론조사 결과는, 현재 야당의 문제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은 당의 지지도가 낮은 이유에 대해 '주류와 비주류의 계속되는 대립'(35.4%)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렇다면 문재인 대표의 존재가 문제일까?
지지자들의 59.6%는 문재인 당대표로 내년 총선과 다음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어렵다'고 답했다. 반면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주장되고 있는 문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에 대해선 '사퇴해야 한다'(24.1%)보다 '사퇴해선 안 된다'(65.6%)가 세 배 가까이 많았다. 또한 내년 총선을 지휘할 당 간판 인물로 누가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었을 때 문 대표(46.1%)를 첫째로 꼽았다.
즉 '문재인 만으로는 안 되지만, 문재인을 버릴 수 없다'는 게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의 속마음인 셈이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지도체제 변경은 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여하는 '문-안-박 연대'(39.2%)를 가장 많이 택했다. '문 대표를 포함한 계파 대표가 모두 참여하는 통합선대위 구성'(27.8%), '통합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새 지도부 구성'(25.4%)이 뒤를 이었다.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은 야권 신당보다 새정치연합에 여전히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내년 총선 때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지를 물었을 때 새정치연합(90.5%)을 압도적으로 꼽았다. 천정배 신당은 1.2%에 불과했다. 새누리당(1.9%)보다 낮은 것이다. 호남에서도 천정배 신당을 꼽은 지지자는 3.8%에 불과했고, 새정치연합을 꼽은 지지자는 84.5%였다.
눈에 띠는 것은 호남 지역구 현역의원에 대한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82.9%(대폭 물갈이 39%, 소폭 물갈이 43.9%)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특히 호남의 새정치연합 지지자 83.3%가 호남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답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이는 호남 현역 의원들을 정작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이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조사는 집전화 RDD(임의걸기)와 휴대전화 RDD방식을 병행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2300명을 뽑아 면접원이 직접 통화해 답변을 받았으며, 이중 새정치연합 지지자 703명에게 추가 질문을 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집·휴대전화 평균 응답률은 26%, 최대 허용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서 ±2.0%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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