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재임 당시 이라크 전쟁에 참전해 잘못된 정보에 따라 여러가지 실수를 했고, 결국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확대하는 근본원인이 된 데 대해 사과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25일(현지시간) 방송될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가 잘못된 정보를 받았다는 점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참전 계획에서 빚어진 실수는 물론 이라크 정권 제거 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지 못했던 실수도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이 현재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확대하게 된 근본적 원인이냐는 질문에 블레어 전 총리는 "일부 진실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2003년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한 우리에게 2015년 상황에 대한 책임이 전혀 없다 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자치정부 수반은 영국의 이라크 참전 경위를 조사한 칠콧 보고서가 오랫동안 지연된 끝에 곧 공개될 조짐을 보이자 블레어가 이런 발언으로 비난을 피할 근거를 마련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스터전은 "전 국민이 진실을 알고 싶어하지만, 블레어는 회피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며 칠콧 보고서가 속히 공개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든 브라운 전 총리의 지시로 6년 전 조사를 시작한 칠콧 진상규명위원회는 보고서 공개 전에 당사자에게 반론할 기회를 줘야 하는 규정 때문에 보고서 공개를 지연해 아직 공개 날짜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라크전 참전 결정이 이뤄졌던 당시 데이비드 블런킷 전 영국 내무장관은 "당시 블레어 총리는 전투가 끝난 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말할 수 없었다"며 "다만 당시 미국의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믿기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블레어가 속한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당수는 당수 선출 유세 과정에서 이라크 침공에 관여해 이라크 국민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노동당을 대표해 사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블레어는 칠콧 진상규졍위원회 조사에서 사과하지는 않고 인명피해에 대해 유감만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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