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통합 전당대회, 상대방과 합의 먼저"

천정배·박주선, 박영선 '빅 텐트론' 거절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7일 박영선 의원이 제안한 '통합 전당대회론'에 대해 "우리 당의 단합이 먼저이고, 그 다음이 통합"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날 세계한인회장대회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다음 총선 승리를 위해 야권이 함께 통합돼야 한다고 본다"며 "통합을 하기 위한 방안으로 통합 전당대회를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문 대표는 "다만 지금 그 논의가 시기가 조금 이르다. 통합되려면 먼저 통합할 상대방들과 사이에 통합 원칙에 합의가 이뤄지고, 그러고 나면 그 통합의 방안으로 이러저런 방안들이 논의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통합 대상들에게 아무런 의사타진이나 합의 없이 먼저 통합전당대회를 얘기하는 것은 조금 시기가 이르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천정배·박주선, 박영선 '빅 텐트론' 거절

앞서 박영선, 민병두, 김부겸 의원과 김영춘 전 의원, 송영길 전 인천시장 등은 당을 통합하자는 취지로 '통합행동'을 구성하고, 지난 6일 문 대표에게 당내 통합을 위해 뉴 파티(new party) 구상을 조기에 밝히라고 요구했다.

특히 박영선 의원은 "늦어도 1월까지는 통합 전당대회가 필요하다(빅 텐트론)"고 주장했으나, 통합행동의 대변인인 민병두 의원은 "빅 텐트보다 당내 통합이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게다가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천정배 의원과 박주선 의원은 박 의원의 '빅 텐트론' 제안을 거절했다.

천 의원은 7일 평화방송(PBC)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나와 "문제의 본질은 지금의 새정치연합으로는 수권 세력이 되거나 희망을 드릴 가망이 없다는 것"이라며 "그런 문제를 빗겨가서 통합 전당대회만 되면, 다시 뭉치기만 하면 해결책이 되겠느냐"고 반문하며 거절했다.

박주선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 아침>에 나와 "(박영선 의원의 빅 텐트론에) 공감할 수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야권의 텐트 역할도 할 수가 없고, 그 텐트 속에 사람들이 다 모여본들 이미 국민은 외면하고 기대를 저버렸는데, 무슨 텐트의 역할이 가능하겠나? 의미 없고 가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문 대표, 통합 전당대회에 부정적"

통합 대상들이 통합을 거절하는 상황에서 문 대표의 이날 발언은 '통합 전당대회론'은 시기상조라고 사실상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문 대표는 선 당내 통합, 후 야권 통합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면서 "당내 구심점을 마련해 더 큰 통합을 해야지, 그 전에 문 대표가 통합 전당대회를 염두에 둘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문 대표와 가까운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통합행동이 통합적인 의견이 아니다"라며 "조기 전당대회론, 빅 텐트론 모두 마찬가지"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최 총무본부장은 "조기 전당대회를 하자는 것은 문재인 체제를 대체할 다른 수단을 찾자는 얘기인데, 문 대표가 뉴 파티 구상을 내놓아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조기 전당대회론과) 논리적으로 충돌된다"면서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려면) 조기 전당대회를 해야 하기 때문에 문 대표가 새 정당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이야기해선 안 된다는 것이 적어도 논리적으로는 맞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