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의 지급수준이 올라가고 지급기간도 늘어나지만, 지급요건은 더 엄격해진다.
6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고용보험법 개정안 설명자료'에 따르면 구직급여 지급수준을 실직 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인상했다. 지급기간은 '90∼240일'에서 '120∼270일'로 30일 늘렸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노동개혁 5대 법안의 하나로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지급수준 인상과 지급기간 연장에 따라 실업급여 수급자의 1인당 평균 수급액은 올해 496만 3천원에서 내년 643만원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구직급여 상한액은 하루 4만 3천원에서 5만원으로 높였으나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90%에서 80%로 낮췄다. 다만, 하한액은 올해 수준인 하루 4만 176원을 보장했다.
65세 이상 노년층의 실업급여 적용도 확대했다.
현행 고용보험법에 따르면 65세 이후 고용된 사람은 실업급여 적용에서 제외된다. 같은 사업·장소에서 계속 근무한 65세 이상 근로자는 소속 용역업체가 바뀌더라도 '재고용'으로 간주돼 실업급여를 적용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실업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노년층 경비·청소 근로자 중 연 1만 3천명 이상이 실업급여를 추가로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업급여를 타내기 위한 잦은 이직이나 반복 수급 등을 막기 위해 실업급여 수급요건은 엄격해진다.
기존에는 이직 전 18개월 동안 180일 이상 일해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이직 전 24개월 동안 270일 이상 일해야 한다.
실업급여를 받은 후 90일 이상 취업하지 않거나, 5년 내 3회 이상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은 '집중 재취업 지원대상'으로 규정해 철저히 감독한다.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고용센터에서 증명받는 '실업인정' 주기는 통상 4주이나, 이들은 1∼2주로 단축된다. 구직활동은 2주 1회 이상에서 1주 1회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직업지도나 훈련 지시를 거부하면 실업급여 지급이 정지되는 기간은 최장 1개월에서 2개월로 늘어난다. 반복 수급자가 훈련 지시 등을 2회 이상 거부하면 실업급여를 최대 30%까지 깎는다.
구직급여 수급기간이 절반 이상 남은 상태에서 조기 재취업해 12개월 이상 취업을 유지할 때 주어지는 '조기 재취업수당'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폐지한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서비스정책관은 "실업급여 수급요건 강화로 6만 2천명의 수급자격자 감소가 예상되지만, 보장성 강화에 따른 신청자 수 증가가 10만 4천명에 달해 실업급여 수급자는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용부가 실직하고서도 실업급여를 받지 않은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신청자가 88.7%에 달했다.
신청하지 않은 이유로는 '바로 일자리를 구해서'(48.7%),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둬 실업급여 대상이 되지 않을 것 같아'(26%), '6개월 이상 고용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 대상이 되지 않아'(9.5%) 등을 들었다.
이밖에 '실업급여에 대해 알지 못해'(5.9%), '실업급여 액수에 비해 요구사항이 많아'(1.8%), '액수가 작아 필요성을 못 느껴'(0.9%) 등의 사유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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