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김혜경 전 대표, 현 당 서열 2위인 이덕우 당대회의장 등이 15일 민노당을 탈당했다.
두 사람과 김기수, 심재옥, 홍승하, 김종철 등 4명의 전직 최고위원들은 15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노동당이 대선에서 참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와 혁신을 거부하는 등 진보정치의 꿈을 상실했다"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에 맞서 진보정치가 더욱 강해져야 한다는 대의에 동참하기 위해 새로 건설되는 진보신당에 동참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혜경 전 대표는 "지금까지 당이 대안정치세력으로 자리잡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며, 새로운 진보신당은 기존의 민주노동당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내주 대규모 탈당의 서막
김 전 대표와 함께 이날 탈당한 이덕우 변호사는 지난 2000년 민노당 창당 당대회 의장으로 시작해 분당의 확인자리였던 지난 3일 당대회에서도 의장을 맡았던 인물. 정파연합 민노당에서 나름대로 균형감각을 인정받아 양대 정파 모두에서 신망이 높았다.
이덕우 의장은 이날 "10년 도로아미타불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다"면서 "대선 이후 중앙위원회를 보고 '이대론 정말 안 되겠다' 싶어 <프레시안> 인터뷰를 통해 심경을 밝힌 바 있지만 3일 당대회에서는 '노동자 서민의 희망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부정할 수 없었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이 의장은 "나는 국가보안법 피해자를 변호하고, 반대운동에 앞장서왔지만 국가보안법이라는 이름 앞에선 아무것도 통하지 않는 민노당의 이런 상황은 정말 아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민노당의 집단탈당 및 진보신당 창당 작업은 오는 17일 심상정 의원의 기자회견으로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부터 각 지역별로 500명 이상의 집단탈당이 결행되고, 20일에는 노회찬 의원의 탈당선언, 24일에는 창당 선언을 겸한 대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의장은 "오늘 우리의 기자회견이 서막이 된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전날 공개된 한 여론조사에서 심상정, 노회찬 주도의 신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현 민노당 지지율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은 것도 이들로서는 희소식이다.
이날 탈당선언에 함께한 김종철 전 최고위원 등은 "총선 전 창당, 후 창당 등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있다"면서 "24일 대토론회에서는 로드맵이 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총선에 새로운 당 간판을 달아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 결국 신당은 총선 전 법적 창당-총선 후까지 세 결집 등 2단계 창당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덕우 당의장은 "조승수 전 의원등의 진보신당 모임도 해체하고 우리와 다 합쳐서 일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같은 상황에 대해 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는 특별판(2.18~2.24)을 통해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의 입을 빌어 "우물 안에 있던 미꾸라지 몇 마리가 흙탕물을 일으켰다. 미꾸라지만 걸러내면 된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후에는 민노당 현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파 비판, 당 사수 등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 기자회견에 어느 정도의 의원들이 참석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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