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그룹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 그에 따른 이익은 대부분 일본으로 넘어간다. 이익에 따른 세금 역시 일본 정부에 납부한다. 호텔롯데 지분 98%를 일본 자본이 갖고 있기 때문. 하지만 씁쓸한 건 사실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낸 돈과 한국 노동자의 희생으로 성장한 기업인데, 이익은 일본이 누린다니 말이다.
다만 변수가 있다. 호텔롯데 측이 구주 매출 방식으로 상장한다면, 상장 차익은 즉각 일본으로 넘어간다. 구주 매출이란 기존 주주들의 주식을 매각한다는 뜻이다. 반면 신주 발행을 한다면, 한국인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 경우는 신주 발행 비율이 관심사다.
"10~15조 원 상장차익과 세금, 일본이 가져간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정무위 소속 의원들 역시 호텔롯데 상장 방식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신 회장에 대한 질의를 통해 "호텔롯데 상장 이후에 일본 롯데홀딩스 등이 얻는 상장차익이 10조~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상장 차익과 세금도 일본이 가져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 기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추진하는 호텔롯데 상장이 오히려 (롯데 그룹이) 일본 기업임을 확인시켜주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신동빈 회장은 "구주매출이 아니라 30∼40%의 지분을 신주로 발행해 상장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신 회장은 "신주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면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며 "(한국에) 투자하면 고용도 이뤄지고 결과적으로 (한국에) 세금도 낼 수 있지 않느냐"라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신주 발행 비율이 너무 낮다는 지적은 계속 이어졌다. 일부 의원들은 신주 발행 비율이 50%이상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달 11일, 신 회장은 롯데 그룹 경영권 분쟁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신 회장은 이날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 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에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자평한 뒤, △호텔롯데의 기업 공개 추진 △지주 회사 전환을 통한 순환 출자 해소 △지배 구조 개선 TFT 출범 및 기업 문화 개선위원회 설치 등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신 회장은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계열 회사의 지분 구성을 축소할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구주매출이 아니라 신주 발행 방식으로 상장한다는 신 회장의 발언과 통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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