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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심상정은 정치적 동반자"…사실상 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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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심상정은 정치적 동반자"…사실상 탈당

전현직 지역위원장도 기자회견…'제3지대 신당' 가속화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사실상 탈당을 선언했다. 노 의원은 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 보존 논리에 갇혀 병폐를 묵인해온 과거와 결별하고 진보정치의 새로운 길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2월 3일 부로 당은 침몰하는 타이타닉이 됐고 저는 승객들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킬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면서 조직적 행보를 밟을 것을 예고했다. 노 의원은 "혁신을 바라는 동지들과 향후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면서 "특히 심상정 의원과는 정치적 동반자로 함께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회찬·일부 예비후보 "민노당 간판으로 출마안 해"

노 의원은 지난 3일 당대회에 대해 "거듭 나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고 따가운 질책에 맞서 '우리는 별로 반성할 것이 없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00년 1월 30일 우리가 민주노동당을 창당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약속한 진보정당은 오늘의 민노당과 같은 당이 아니었다"면서도 "민노당의 창당정신을 새로운 시대적 가치와 접목시키면서 민노당의 성과를 계승시키겠다"고 말했다.
▲ ⓒ프레시안

'실질적 정통성'은 자신들에게 있다는 선언인 것. 노 의원은 자주파를 겨냥해 "내가 당을 배반한 것이 아니고 지금의 당이 창당정신을 배반하고 존립근거를 부정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주파 쪽의 만류나 대화 제의가 없었냐'는 질문에 그는 "당 대회 이전에는 한 번 만나서 나의 의견을 분명히 전달했고 당 대회 이후의 제의에는 응하지 않았다. 응할 이유도 없었다"고 답했다.

노 의원은 이날 '탈당'이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총선에 민노당 간판으로 나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면서 "설 연휴부터 전국의 많은 동지들과 대화를 나눠서 거취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병호 의원 역시 설 연휴동안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중립지대'로 분류되지만 심상정 혁신안에 대해선 찬성했던 최순영 의원도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최 의원은 "어떤 진보정당이어야 하는가, 무엇이 제대로 된 진보정당인가 짚어보고 정리할 때라고 생각한다"면서 "여러 사람들과 논의해서 생각과 거취를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거취가 현재의 민노당 안이냐, 당을 뛰어넘는 것이냐'는 질문에 최 의원은 "다 열어놓고 있다"고 답해 탈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노 의원의 기자회견에 이어 박용진 전 대변인 등 민노당 서울 지역 전현직 지역위원장 20여 명도 "이제 민노당은 죽었다"면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함께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조승수 전 의원 등이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진보정당 운동과는 거리를 두고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제3지대에서 세를 모아 차후에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아무리 심각한 해당행위를 해도 국가보안법에 연루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를 내릴 수 없을 정도로 자정능력을 상실한 당이 어떻게 노동자 서민에게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겠냐"면서 "더 이상 민주노동당의 이름으로 출마하지 않을 것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노회찬, 심상정 의원 등과 움직임을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박용진 전 대변인은 "설 전에 이런 조직적 뜻을 알리는 것이 개별적으로 좌절하는 당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이런 움직임이 서울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고 전했다.

자주파 일각 "문국현 출마와 당 분열은 미국의 책동"

한편 민노당 안팎의 자주파 진영은 탈당 만류 보다는 전통적 지지기반 추스르기에 나선 모양새다.

일심회 사건 변호인이었고 당대회에서 심상정 혁신안 부결을 주장했던 김승교 민노당 도봉갑 예비후보는 윤한탁, 권오창 씨 등과 함께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공동상임대표 자격으로 지난 4일 '일부 반북세력이 분열책동을 분쇄하고 민노당을 사수, 강화하자'는 상임대표 특별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 대선에서 비록 민노당이 아쉬운 결과를 얻기는 하였지만 지금 당의 미래는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밝다"면서 "이러한 민노당의 성장에 겁을 집어 먹은 미국은 지난 2002년 총선 이후 민주노동당을 와해 말살하기 위해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대선에서는 미국은 문국현과 같은 사이비진보세력을 내세워 민주노동당의 성장을 가로막으려 하였으며 소위 '새로운 진보신당'은 진보운동을 안으로부터 와해, 말살시키려는 미국의 책동에 교묘하게 활용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민노당의 단결을 주장했지만 "당의 위기는 미국의 신지배전략과 이에 조응한 반북분열주의 세력이 조작한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국현의 출마도, 새로운 진보신당 움직임도, 당의 위기도 전부 '미국의 책동'이라는 이들의 주장이 민노당 자주파 일반의 그것이라고 단언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들의 성명은 민노당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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