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기관에 근무하는 4급 이상의 고위공직자 10명 중 1명이 병역 면제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은 14일 '고위공직자 병역이행 현황' 자료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백 의원에 따르면 여성을 제외한 4급 이상의 고위공직자 2만 4980명 중 병역 면제자는 2568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고위공직자 중 10.3%에 해당하는 수치다.
병역 면제 사유로는 질병이 1933명으로 전체의 75.3%를 차지했는데, 근시나 수핵탈출증, 피부질환인 만선담마진, 성격 장애 등이 꼽혔다. 이외에 생계곤란 273명(10.3%), 장기대기 174명(6.7%), 수형 115명(4.5%) 등이 주요 병역 면제 사유인 것으로 드러났다.
선출직을 제외한 정부 기관 중 병역 면제자가 가장 많은 기관은 법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검찰청, 외교부, 교육부 등이 뒤를 이었다. 또 고위공직자 인원대비 면제율이 10%가 넘는 기관으로는 검찰청(11.1%), 교육부(13.3%), 기획재정부(11.1%) 등 13곳에 달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요직에도 병역 면제자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백 의원에 따르면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해, 대통령 비서실 32명(15.3%), 국무조정실 21명(12.5%), 국무총리비서실 1명(3.0%), 국가안보실 1명(10%) 등이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그간 국무총리, 대법관 등의 인사청문회에서 자주 등장하던 "병역 면제는 고위공직자 필수코스"라는 비아냥섞인 지적이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이에 대해 백 의원은 "유난히 우리나라 고위공직자들은 병역 면제를 받을 정도로 심하게 아픈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면서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국민들의 귀감이 되어야 하는 고위공직자들이 10명 중 1명꼴로 병역 면제라는 사실은 국민들에게 허탈감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본인과 자식들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젊은 세대의 희생과 헌신 뒤에 안주하려는 무책임한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면서 "국방의 의무를 서민들에게만 떠맡기는 행태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적 보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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