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3일 중국에서 열릴 세계 2차대전 전승 70주년 열병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과 관련, 일본의 보수·우익 일간지인 <산케이 신문>이 박 대통령을 민비(명성황후)와 비교하며 사대주의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31일 신문은 "미국·중국 간 양다리 외교는 한국이 끊을 수 없는 '민족의 나쁜 유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민비는 사대주의 도착(倒錯)으로 암살됐다"면서 박 대통령 역시 중국에 의존하는 사대주의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도 "사대주의라는 '민족의 나쁜 유산'을 필두로 개혁을 모색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청·일 전쟁과 러·일 전쟁이 일어난 책임이 명성황후에 있으며, 청·일 양국 군대의 철수를 골자로 한 1885년 톈진(天津)조약에 대해서는 "일본이 조선의 독립을 담보하기 위해 맺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세계의 열강들로부터 조선을 포함한 아시아를 지키려고 했는데, 명성황후가 다른 열강들과 손을 잡으면서 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신문의 이같은 주장에는 항일 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신문은 30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전승절 참석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기대에 반하는 것"이라며 "유엔은 해양진출로 역내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에는 "평화구축 책무를 이행하지 않는 유엔에 대한 비난 성명을 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신문 보도와 관련, 새누리당 윤상현 대통령 특보는 이날 논평에서 "우물 안에 갇힌 속 좁은 일본 언론인 하나가 고의로 중앙선 침범 사고를 쳤다"며 "이런 사고로 국가 간 선린우호관계를 흔들고 파탄 낼 수 있다고 자만하는 것이 사이비언론 DNA 보균자들의 치명적 자기 한계"라고 맹비난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참으로 뻔뻔한 일본 극우주의의 맨얼굴에 그저 아연실색할 따름"이라며 "세계 여러 나라를 침략해 죄 없는 사람들을 살상하고 많은 여성들을 강제로 유린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일본의 군국주의, 그 군국주의를 대표하는 일본 언론의 몰역사관을 무슨 말로 비유해야 할지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고 논평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