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언론 의식한 한 건 발표에 연연 말라"

인수위 회의 직접 참석해 '기강잡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제시한 정부조직 개편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8일 "(정치권은) 미래지향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과거와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필요한 것은 각 당에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간사단 회의에 직접 참석해 "그러면 의회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조직에 대해선 세부족안 후속조치를 빠르게 마무리 짓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곁들였다.
  
  "자칫하면 부작용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이 당선인은 "이질적인 부서가 모인 것이 아니고 기능적으로 유사한 곳이 모였기 때문에 일은 융합이 되는데 사람이 융합되지 않을 수 있다"며 "공백 없이 바로 일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당선인은 "남는 인원(공무원)에게 막연히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선 안 된다"면서 "구체적으로 안을 세워야 한다. 관련된 부서의 검토를 통해 교육을 철저히 시켜 다시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통상적으로 하던 방식으로 해선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당선인은 "자리가 많이 줄어서 인사상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국민들 보기에 오히려 부처를 통합하는 게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며 "현 부처의 장·차관들을 독려해서 일 위주로, 어떤 일에 어떤 사람을 배치하는 게 좋을지, 공정한 생각을 갖도록 부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수위에서 잇달아 터져 나오고 있는 '잡음'에 대해선 불편한 심기를 노출했다. 전날 인수위는 '산업평화정착 TF' 구상을 발표했다가 노동계의 반발로 이를 철회했었다.
  
  이에 대해 이 당선인은 "각 분과에서 충분히 검토를 해서 최종 검토 후 발표하는 게 좋겠다"면서 "발표된 뒤 재검토, 혹은 취소되면 인수위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아 진다"고 지적했다. 이 당선인은 "언론을 의식해서 한 건 발표하는 것에 연연해 하지 말라. 민생과 관련되고 기업하기 좋은 것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너무 과욕이 아니냐"면서 "아이디어는 많이 내야 하는데,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되면 논란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에는 인수위원들과 '깜짝 만찬' 갖기도
  
  한편 전날 이 당선인은 삼청동 인근 한 중식당에서 인수위원들과 예정에 없던 만찬을 갖기도 했다.
  
  이날 만찬은 이 당선인이 인수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저녁식사나 같이 하자"고 제안해 이뤄졌으며, 정무분과 간사 진수희 의원, 백성운 행정실장 등 인수위원들과 임태희 비서실장, 주호영 대변인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당선인은 "그 동안 휴일도 없이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정권 인수·인계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어 고맙다"며 "남은 기간도 잘 부탁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