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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아버지 친일행적 미화 말라"

새정치연합, 김무성 '광복 70년' 행보에 찬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최근 '좌파들의 역사 인식이 편향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이 김 대표 부친의 친일 의심 행적을 거론하며 오금을 박고 나섰다.

새정치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13일 오후 브리핑에서 "김 대표는 아버지의 행적을 미화하지 말라"며 "김 대표의 부친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의 평전이 발간됐고 일부 신문에 광고도 나가고 있다. 이 광고에 담긴 김 대표 부친의 발자취를 보면 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항일운동가의 행적을 보는 듯하지만, 한 언론사 기사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광고와는 달리 친일 행적이 뚜렷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김 전 회장은) 일제 때 경북도회 의원을 지냈고, 조선임전보국단 간부로서 '황군에게 위문편지를 보내자'는 운동을 펼쳤다고 한다"고 언론 보도를 인용해 비판했다.

지난 1일자 <한겨레>에 따르면, 1943년 10월 3일자 <매일신보>에는 김 전 회장이 부민관 대강당에서 열린 '전선공직자대회'에 참석해 "징병제 실시에 보답하는 길은 일본 정신문화의 앙양으로 각 면에 신사(神社)를 건립하여 경신숭조 보은감사(敬神崇祖 報恩感謝)의 참뜻을 유감없이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김 대표 측은 "당시 <매일신보>는 조선총독부 기관지였고, 당사자가 작성하지 않은 기고문조차 <매일신보> 기자가 임의로 작성해 보도한 사례가 있는 만큼 믿을 수 없다"는 취지로 반론하고 있다.)

또 1944년 1월 전선공직자대회 사무국이 발간한 <징병제시행 감사, 적 미영 격멸 결의 선양(을 위한) 전선공직자대회 기록>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가장 급한 일은 반도 민중에게 고루고루 일본 정신문화의 진수를 확실히 통하게 하고, 진정한 정신적 내선일체(內鮮一體)화를 꾀하여 이로써 충실한 황국신민이 될 것"이라거나 "앞으로 징병을 보낼 반도의 부모로서 자식을 나라의 창조신께 기뻐하며 바치는 마음가짐과 귀여운 자식이 호국의 신으로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신으로 받들어 모시어질 그 영광을 충분히 인식하여 모든 것을 신께 귀일하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노골적 친일 발언도 했다.

유 대변인은 "이러한 부친의 행적에 대해 김 대표에게 책임을 물을 생각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 책의 출간과 광고는 김 대표의 정치행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고 성찰하는 진실한 모습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유 대변인은 "최근 새정치연합의 홍영표 의원이 조부의 친일 행적을 사죄하는 글을 올린 데 대해 많은 사람의 공감과 큰 울림이 있었다"며 "김 대표가 홍 의원처럼 하지는 못해도 최소한 아버지의 삶을 미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지난 11일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저는 민족 앞에 당당할 수 없는 친일 후손"이라고 고백하고 "조부의 친일 행적에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 피해를 입고 상처받은 모든 분들께 거듭 용서를 구한다"고 했었다. (☞홍 의원 홈페이지 글 바로보기)

유 대변인의 이날 논평은 하필 김 대표가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광복 70년은 긍정의 역사, 하나되는 역사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발언을 한 같은 날 나와 더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는 회의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올해 광복절은 우리 스스로 긍지를 가지고 정말 축하해야 할 날"이라며 "광복 70년의 우리 현대사는 일부 편향된 진보·좌파 세력이 얘기하는 것처럼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굴욕의 역사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역설했었다. "자학·분노·저주의 역사인식, 뒷다리만 잡는 행보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으며 긍정·화해·포용을 통해 국민대통합을 이뤄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었다.

또 김 대표는 "야당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친일, 변절, 독재가 당당하고 부끄럽지 않은 지난 70년은 그들만의 조국'이라는 주장은 그릇된 역사 인식"이라며 "미래 세대에게 우리 역사를 '치욕과 실패의 역사'라며 부정적 역사관을 심어주는 진보·좌파 세력도 반드시 알아둬야 할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순국선열과 기성세대가 흘린 피와 땀과 눈물로 이뤄낸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실을 진보·좌파 세력도 함께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하기도 했다. '민주화'를 '기성세대가 흘린 피로 이뤘다'고 표현한 것이 눈에 띈다.

김 대표는 임시공휴일인 오는 14일 백범 김구 선생 묘역 참배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방문 등 광복절 관련 일정을 잡아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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