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1일 "태안 기름유출 사고 현장에 10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왔다 갔다고 한다"면서 "그 모습을 보면서 노사분규가 심한 기업체 노동자들이 저렇게 자원봉사하는 기분으로 자세를 바꾼다면 그 기업이 10% 성장하는 게 뭐가 어렵겠느냐"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전국 상공의회자단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태안반도 문제가 생겼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 돈을 들여 가지 않았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선 승리이후 이어지고 있는 이른바 '친(親)기업 행보'의 일환이다.
"경제가 좋아져야 기업이 정규직 쓴다"
이 당선인은 "뭔가 계기가 있어서 바뀐다면, 근로자들이 '우리 한번 생산성을 향상해 보자'며 마음을 바꾼다면, 기업하는 분들이 넓은 마음으로 근로자들을 신뢰해서 기업 환경이 바뀐다면 기업이 목표로 한 수치가 훨씬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비정규직 문제가 참 많지만, 법을 어떻게 만들더라도 기업에 수지가 안 맞으면 (기업은) 비정규직을 쓰는 것"이라면서 "강제로 정규직을 쓰라고 하면 쓰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경제가 좋아지면 정규직을 뽑아 쓰는 것이다"면서 "비정규직을 쓰는 기업을 정부가 어떻게 도와줄지, 정부의 역할과 기업의 역할을 잘 생각해서 정말 잘 되도록 하는 데 협조를 구한다"고도 했다.
그는 "기업하는 분위기를 바꾸는 데 좀 더 본격적, 적극적으로 하겠다"면서 "이런 선순환의 기틀이 아주 불가능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나는 친기업적이다. 아니라고 얘기하지 않는다"면서 "기업이 잘 돼야 하지 않겠느냐, 대기업·중견기업·소상공인이 모두 잘 되는 것이 나라가 잘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대선승리 이후 노동계와 상대적으로 멀어지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대목을 의식한 듯 이 당선인은 "이제 노동단체도 찾아가 만나려고 한다"면서도 "(노동자들이) 생각을 바꿔 다시 해 보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경제성장, 우격다짐으로 할 생각 전혀 없다"
정부조직 개편작업과 관련해 일부 공무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당선인은 "(공무원들도) 시대 변화에 조금씩 희생하고 양보하면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당선인은 "자기 자리가 없어지는지, 오로지 그것만 생각하는 공무원은 안 되겠죠"라며 이같이 말했다.
무리한 경기부양책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 당선인은 "내가 무조건 (경제성장을) 하겠다고 우격다짐으로 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 "우리가 여건을 바꾸면 1~2%는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리하게 투자해 성장한다면 한 2~3년은 좋을지 몰라도 그 후의 후유증은 더욱 클 것"이라면서 "IMF 이후 세계에서 유례에 없이 길거리에서 신용카드를 내 주고 해서 그 후유증이 밀려오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인수위 주변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이 당선인의 공약인 7%보다 낮은 6%대로 잡은 흐름과 맥락을 같이한다.
이 당선인은 이어 "금년 1월 1일 유난히 해가 컸다"면서 "희망을 갖고 보니 해가 커 보인 것처럼, 우리가 된다는 분위기로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만 나쁜 조건에 있는 게 아니다"면서 "우리가 된다는 분위기를 갖고 하면 된다. 대한민국은 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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