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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도 표절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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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도 표절 의혹

<월간중앙> 8월호… "인터넷의 삼미 관련 글 인용해"

신경숙 작가의 표절 사태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새로운 표절 의혹이 또 떠올랐다. 이번에는 박민규 작가의 데뷔작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단편 '낮잠'이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제8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일약 박민규 씨를 한국 문단의 총아로 만든 작품이다. '낮잠'은 2007년 <문예중앙> 여름호에 게재된 단편이다.

<월간중앙> 8월호는 문학평론가 정문순, 최강민 씨의 조언을 바탕으로 해당 의혹을 보도했다. 의혹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경우, 인터넷 블로거 한재영 씨의 인터넷 연재 <거꾸로 읽는 한국 야구사>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연재물은 한국 프로야구 초대 구단 삼미 슈퍼스타즈를 추억하는 내용의 글이다.

"<삼미 슈퍼스타즈…>, 인터넷 글 인용"

박민규 씨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작가의 말'에서 "연락할 길이 없는 한재영 님께"를 언급하며 감사의 말을 썼다. 참고했음을 밝힌 셈이다.

특히 문제 되는 부분은 소설에서 삼미의 선수 인호봉을 두고 나온 "인수봉 옆의 봉우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람 이름이다"라는 표현이다. 정문순 평론가는 <월간중앙>과 인터뷰에서 한재영 씨의 글에서 "삼미 선수 금광옥에 대해 '무슨 광물 이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부분과 비슷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낮잠'의 경우 국내에 2003년 10월 발간된 일본의 만화작가 히로카네 겐시의 <황혼유성군> 17권 내용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장르가 다른 이유로 문장을 표절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인 이야기 구성과 인물 설정이 매우 유사하다는 것. 두 작품 모두 엘리트 출신에 은퇴한 노년의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아내는 사망한 상태다. 둘 다 노후를 보내기 위해 요양원을 찾았다가 새로운 로맨스를 싹 틔운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극적 위기감을 일으키는 어릴 적 경쟁 인물이 등장한다는 점도 같다.

박민규 "참고 했지만 표절 아냐"

이와 같은 지적을 놓고서 박민규 씨는 직접 <월간중앙>과의 인터뷰를 통해 의혹을 부인했다.

박 씨는 <월간중앙>과 인터뷰에서 <거꾸로 읽는 한국 야구사>를 봤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선수 이름을 소개하는 부분을 두고 과거 인터넷 게시판에 유행하던 유머 글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식해 인용했을 뿐, "저작권이 있는 글이라고는 인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해당 글은 "자료 수집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이라며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쓰기 전 "야구 자료를 얻기 위해 KBO를 찾았고, 신문사에서 3년 치 기사를 복사한 후에야 그 글을 봤다"고 언급했다.

이어 "'삼미'에 얽힌 일이라든지 추억들은 (옛 삼미 팬이라면) 거의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특정인 누군가의 표현으로 삼기 어려울 정도로 삼미에 얽힌 추억이 비슷한 만큼, 특정인의 지적 재산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낮잠'을 놓고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대소변 받아가며 모시다가 요양원에 끝내 보내드렸다"며 그 후 경험을 바탕으로 어머니를 위해 쓴 글이 '낮잠'이라고 강조했다.

박 씨는 표절 의혹이 쏟아지는 데 대한 서운함도 드러냈다. 그는 "저작권이 있는 텍스트가 어느 선까지인지 저도 진짜 알고 싶다"며 "어느 선까지 그냥 써도 되는 건지 그런 가이드라인이 지금까지도 없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서 그는 "혼자 동굴에 앉아서 완전한 창조를 한다고 해도 우연한 일치, 마치 교통사고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문순 "박 씨 인터뷰 합리적이지 않아 유감"

박 씨의 인터뷰 내용을 놓고서 <프레시안>은 이 문제를 제기한 정문순 평론가의 입장을 다시 들었다.

정 평론가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에 대해 단순히 선수 이름 인용 부분뿐만 아니라, 글의 전반적 얼개에서 표절 의혹이 있다는 주장을 밝혔다.

그는 "소설에서 과거 삼미 슈퍼스타즈의 활동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해당 부분과 한재영 씨의 글이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박민규 씨 스스로 한재영 씨 글을 참고했음을 밝혔다면, 어느 부분을, 얼마만큼 인용한 것인지를 밝혀야 했다"며 "필요한 해명은 하지 않고 상식적이지 않은 변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글의 세세한 부분마저 닮았기에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인데, 박민규 씨는 <월간중앙>과 인터뷰에서 '큰 틀이 같으니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만 보이고 있다"며 "안타깝다"고 했다.

'스스로 참고했음을 밝힌 건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보다 낫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 평론가는 "어떻게 보면 오히려 더 교묘한 꼬리 자르기"라고 반박했다.

'우리 문학계에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박 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맞는 말이지만, 본인이 할 말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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