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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기지 완공? 강정은 여전히 동북아 평화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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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기지 완공? 강정은 여전히 동북아 평화 상징"

[언론 네트워크] 강주일 주교 "강정 주민 힘 내시길…"

제주도 서귀포 시 강정 마을의 생명 평화를 기원하는 대행진은 지난 2012년 시작됐다. 해군 기지 건설 반대 투쟁의 일환으로 2008년과 2009년 두 차례 도보 순례가 있었지만, 연례 행사처럼 자리 잡은 것은 2012년부터다.

2015 평화 대행진 참가자들은 지난 27일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출정식을 갖고 강정 마을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 뒤 동-서진으로 나뉘어 출발했다.

28일 기준으로 참가 인원은 동진(東進) 300여 명, 서진(西進) 200여 명. 주최 측에 따르면 해가 갈수록 평화 대행진 참가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올해 처음인 사람들도 있었지만, 매년 참가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제주의소리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도 '단골 참가자' 중 한명이다. 강 주교는 출발 당일인 27일 서진 대열에 있다가, 28일에는 동진과 함께 걸었다.

강 주교는 항상 대열 맨 앞자리에서 터벅터벅 걸었다. 그의 옆에는 강동균 전 강정 마을 회장이 큰 깃발을 들고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소소한 대화까지 나누는 둘은 영락없는 친구(?)처럼 보였다.

"강정 해군 기지가 완공되더라도 강정 마을은 우리나라를 넘어서 동북아 평화의 상징으로 남길 바란다."

강 주교가 매년 평화대행진에 함께하는 이유다.

▲ 강우일 주교(가운데 흰색 상의)와 강동균 전 강정 마을 회장(오른쪽)이 나란히 행진 대열 맨 앞에서 걷고 있다. ⓒ제주의소리
그는 "강정 해군 기지는 강정 주민들의 문제, 제주도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를 넘어서 동북아 평화와 연관됐다. 평화 대행진 참가자들을 보면 전국 각지는 물론 다양한 외국인들이 있다. 제주도민보다 더 열정적"이라며 강정 해군 기지가 국내외의 관심사임을 강조했다.

제주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오히려 제주도민의 관심이 덜하다는 아쉬움의 표현이기도 했다.

다리에 힘이 풀려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때까지 평화 대행진에 함께하겠다는 강 주교. 그는 앞으로도 평화 대행진에 참여하고자 해마다 행사 기간이 다가오면 체력 관리에 힘쓴다.

강 주교 주변에는 초등학생부터 20대까지 젊고 어린 참가자들이 많았다.

강 주교는 그들을 보며 "뜨거운 태양 아래 장시간 걷는 것이 지칠 수 있다. 하지만, 평화의 섬 제주를 위해, 우리나라 평화를 주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힘내주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평소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하는 강 주교의 얘기를 들었을까. 몇몇 참가자들이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강 주교를 바라봤다. 진심이 통하는 것 같았다.

강 주교는 왜 이토록 강정에 관심을 가지는 걸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소신을 털어놨다.

"제주는 동북아 중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즉,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위치입니다. 무력과 군사력을 말하기보다 '평화'가 먼저입니다. 군사력 없이 평화로울 수 있다면 굳이 군대가 필요 없다는 사실을 모든 국민이 공감할 겁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제주에 반드시 해군 기지가 있어야만 평화로울까요?"

주변 참가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 강우일 주교(왼쪽)와 강동균 전 마을 회장(오른쪽)이 여학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어 강 주교는 "해군 기지 완공 여부를 떠나 강정은 동북아 평화의 상징적 장소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 이전까지는 강정 주민들의 고생이 많았다. 그들이 평화의 밑거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제는 모든 국민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평화 대열'에 함께할 것을 당부했다. 아니 호소에 가까웠다.

강정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요청했더니 그들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가 돌아왔다.

그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강정 주민들을 응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기운냈으면 좋겠다. 조금만 더 버텨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무더위 속 인터뷰 내내 강 주교는 잠시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만 70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둘째날 숙소인 구좌읍 세화중학교 체육관에 당도할 때까지 대열 맨 앞자리를 꿋꿋이 지켰다.

▲ 제주시 구좌읍 구좌중앙초등학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둘째 날 숙소인 세화중 체육관으로 향해 걷는 평화 대행진 동진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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