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특사 자격으로 오는 14일 께 중국을 방문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이 당선인은 미국 특사에 정몽준 의원, 일본 특사에 자신의 친 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 러시아 특사에 이재오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지난 번 회동 때 중국특사 제안했었다"
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은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지난 달 29일 회동 때 이명박 당선인이 박 전 대표에게 중국 특사단장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의 유정복 비서실장도 "이 당선인측으로부터 2일께 공식 연락을 받았다"면서 "두 분의 회동 때 관련 제의가 있었고, 이미 그때 긍정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그 연장선에서 특사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미-일-중-러 4개국에 대한 특사파견 계획을 상대국에 제안해놓은 상태"라면서 "상대국으로부터 회신이 오는 대로 구체적인 특사단 명단과 방문 일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사단에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 교수, 전문가, 일부 보좌진과 외교통상부 지원인력이 포함될 예정이다.
미국엔 정몽준, 중국엔 박근혜?
한나라당은 박 전 대표 측의 특사 수용으로 당 내의 공천시기를 둘러싼 내홍이 해빙무드에 접어들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이 당선인의 이같은 '특사 정치'가 새로운 당내 갈등 요인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이 당선인이 상대적으로 한미동맹, 한일동맹의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 특사에 각각 정몽준, 이상득 의원을 내정한 반면, 박 전 대표에게는 중국 특사를 요청한 대목에선 "박근혜 전 대표와 그 측근들에게 일종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
박 전 대표 측근들도 오는 6일 회동을 갖고 박 전 대표에게 이번 결정을 번복해 달라는 강경한 입장을 전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공천 시기 문제도 이날 회동에서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정복 비서실장은 "공천 문제와 관련해선 정치가 제대로 돼야 하고 공천은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돼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면서 "그런 부분에 대한 주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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