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대미외교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당선인은 4일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서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 폴 울포위츠 전 국방차관 등 미국의 북한문제 전문과들과 만나 북핵문제, 한미관계 등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최대 쟁점은 역시 북핵문제였다. 이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한미 양국은 북핵문제 해결 및 동맹강화를 위한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당선인, 주로 듣는 쪽이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약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면담에서는 북핵문제,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방안, 개성공단, 탈북자 문제, 북한 인권문제 등 다양한 현안도 언급됐다.
그러나 주 대변인은 "토론을 하는 자리가 아니라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경험과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였고, 당선인은 주로 듣는 쪽이었다"면서 "자세한 대화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일단 미국 내 대북 강경파인 '네오콘의 대부'로 유명한 울포위츠 전 차관 등 미 공화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사들뿐만 아니라 '협상파'인 갈루치 전 북미협상 대표도 자리를 함께 했다.
갈루치 전 대표는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민주당 출신의 페리 전 장관도 지난 1999년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를 통해 북미 수교 직전까지 가는 길을 텄던 대표적 협상파 중 한 명이다.
이 밖에 스티븐 솔라즈 전 하원 아태 소위원장, 피터 갈브레이스 전 크로아티아 대사,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 등도 참석했다.
당선인 측에서는 최근 이 당선자의 미국 특사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정몽준 의원, 당 내의 대북 및 대미관계 전문가로 잘 알려진 박진 의원, 김우상 연세대 교수, 남성욱 고려대 교수,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 권종락 당선인 외교보좌역 등이 배석했다.
한편 이 당선인은 오는 10일에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예방을 받을 예정이다. 이 만남은 최근 동북아 순방에 나선 힐 차관보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인수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당선인과 힐 차관보는 북핵 문제뿐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 당선인의 외교정책 방향, 동북아 정세 등 폭넓은 주제 전반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이툰부대 파병 연장, 주한미군 재배치 및 전략적 유연성 합의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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