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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실세'에서 '조정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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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실세'에서 '조정자'로

부처 간 구조조정…靑 권한과 기능은 강화될 듯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부처 개편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는 등 본격적인 부처 간 구조조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른바 '작은 정부-큰 시장론'에 입각해 기능이 중복되는 부처나 산하 조직들은 과감하게 통폐합하는 등 정부조직의 살을 빼는 반면 청와대의 조직과 기능, 권한은 강화해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게 기본적인 골격이다. 국정 전반에 대한 청와대의 직접적인 개입력이 강화되는 체제다.

총리실, 권한-규모-위상 격하 불가피

이에 따라 사실상 '정권의 제2인자'로서의 역할을 해 왔던 국무총리의 권한이나 위상도 재조정한다는 게 인수위의 방침이다. '책임총리제'를 도입해 국무총리에게 권한과 책임을 집중시켰던 노무현 정부와 달리, 총리가 각 부처 간의 업무를 조율하는 일종의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부여받게 된 것.

인수위원회가 3일 진행한 국무총리실 업무보고에서도 총리실 조직을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 이동관 대변인은 총리실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헌법에 규정된 총리실의 역할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이라며 "총리실 측도 대통령의 업무수행과 관련해 청와대와 국무조정실의 역할이 유동적이었고, 그 위상도 가변적이라고 인정했다"고 밝혔다.

인수위 측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총리실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지 못했고, 지나치게 많은 업무를 수행해 부처 위에 군림했으며, 태안사태 등과 관련해 위기관리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며 총리실 관계자들을 질타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또 인수위 측에선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기능이 중복된다는 지적을 받아 온 총리 비서실 산하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의전비서관실 역시 폐지한 뒤 외교부 의전장실에서 기능을 대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장관급으로 격상된 국무조정실장의 권한도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622명 수준인 총리실 인원도 대폭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또 49개에 달하는 총리실 산하의 각종 위원회도 선별적으로 폐지하거나 직접 연관이 있는 해당 부처로 이관될 예정이다.

이같은 방향에 따라 총리실 측은 이명박 당선인의 각종 '친기업적 공약' 달성을 위한 사업계획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동관 대변인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총리실 측은 당선인의 공약실천 계획에 따라 규제개혁을 통해 5년 간 기업의 행정부담을 25%, 연간 6조~8조 원 수준에서 감축토록 했다"고 전했다.

총리실 측에선 "수도권이나 대기업 규제 등의 정책성 규제들을 단계적으로 완화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기업들의 체감도는 미흡했다"고 평가하면서 "모든 규제를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 폐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력한 청와대'로…"대통령 정책 이끄는건 청와대"

반면 청와대의 권한과 책임은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측은 총리실의 축소된 기능과 권한 중 상당 부분을 청와대가 흡수하는 게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관 대변인은 "그렇다면 청와대의 권한이 확대된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정부조직 개편과정에서 청와대의 기능재편 문제가 종합적으로 결정된 뒤에 발표할 내용"이라고만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변인은 "다만 대통령의 정책을 수립하고 이끌어 나가는 것은 청와대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사실상 청와대의 권한을 대폭 강화해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을 밝힌 것.

인수위는 '군기잡기' 계속

한편 인수위원회는 전날 교육인적자원부에 이어 이날에도 국정홍보처, 총리실, 금감위, 중앙인사위, 법제처 등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폐지가 기정사실화된 국정홍보처 외에도 다른 부처의 업무보고 역시 대체로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총리실 업무보고에서 진수희 정무분과위 간사는 "한국 선진화를 위한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역할, 국무총리와 내각과의 관계, 국무총리 비서실과 국무조정실의 업무범위와 조직 등 핵심 사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검토가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총리실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중앙인사위원회 관계자들이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업무보고를 이어 가자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지금 분위기가 엄숙하고 경직됐는데 그럴 필요 없다"고 만류에 나섰을 정도였다.

진수희 간사는 이 자리에서도 "공무원은 철밥통이라는 국민들의 인식과 최근 서울시의 인사혁신 사례에서 보여준 일부 무능한 공무원들의 모습은 아직 우리 인사행정에 많은 과제를 남기고 있다"고 질타했다.

진 간사는 "공무원의 인사시스템 전반에 대한 고민과 다른 부처와의 업무분할에 대해서 보다 진지하고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들어 장관급으로 격상된 법제처 역시 조직축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인수위 측이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참고하고 있는 안 중 하나인 '한반도 선진화재단안'에는 법제처를 기획예산처에 흡수통합시키는 방안이 제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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