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제연구 기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뭔가 분위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일부 학계 인사들이 자신의 '7% 성장론'에 대해 현실적인 불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당선인이 '7% 성장을 한다는데 다른 소리를 하면 기분나쁘게 들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하지 말고 기탄없이 이야기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당선인은 "아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길을 찾는 것은 모른다"면서 "서로 할 이야기는 하고 거기서 길을 찾자는 것이다. 길을 찾아 보자"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그러나 "정부 주도로 무리하게 7% 성장을 만들겠다는 어리석은 정책은 쓰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하는데, 성장동력은 사실 기업들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의 이같은 발언은 올해 당장 7% 성장의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인수위 안팎의 후퇴론과 궤를 같이하는 뉘앙스다.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의 박형준 의원도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금년에 당장 7% 성장을 하겠다는 것보다 (경제기관들이) 4.7~5% 성장을 기대하고 있는데 거기서 한 1% 정도를 더 올리는 전략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6% 안팎의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전날 올해 경제성장률을 4% 후반대로 예상했다.
"새 정부, '친기업'으로 가는 것은 분명"
이 당선인은 이어 기업활동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한다면서도 사실은 시장에 상당히 반(反)시장적, 반기업적 정서가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새로운 정부는 친(親)기업적 정부로 간다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우리 기업들은 돈도 있고, 글로벌한 능력도 있기 때문에 정부가 길만 잘 터주면서 하면 잘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규제를 푸는 데 대해 두려움을 갖는다"면서 "그러나 규제를 풀면 투자가 활발해 지고, 그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게 되며 또 재투자가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그는 "정말 기업이 투자할 수 있고, 존경받는 분위기를 실질적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경제연구 기관장들도 '친기업적인' 각종 정책제안을 쏟아 냈다.
특히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7% 경제성장이 되려면 민간 설비투자증가율이 13%정도는 돼야 하는데 작년에는 7%에 그쳤다"면서 "규제를 지금 절반수준으로 낮추면 6%성장까지는 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박우규 SK경제연구소장은 "출자관련 각종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일반 계열사의 공동출자 허용 등의 방안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투자 촉진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획기적 규제 개혁이 제일 빠른 방법(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 "필요 없는 인력이 절반이나 되는 공기업 민영화를 밀고 나가야 한다(현정책 한국개발연구원장)"는 주장도 나왔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행사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규제개혁과 노사문제, 투자촉진, 공공부문 개혁, 자유무역협정(FTA), 청년인력 해외 진출, 연구기술 투자문제 등 전반에 대해 전문가적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개진했으며, 당선인은 주로 경청하는 쪽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현정택 KDI 원장,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오상봉 한국산업연구원장,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 박우규 SK경영경제연구소장, 현오석 국제무역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인수위와 당선인 측에선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특위원장, 맹형규 위원, 강만수 위원, 최경환 위원, 곽승준 위원, 임태희 비서실장, 주호영 대변인, 한나라당 김애실 제3정조위원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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