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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거품 붕괴' 막는 괴력 발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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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거품 붕괴' 막는 괴력 발휘할까

[분석]"중국 증시 붕괴, 정권 사활 걸린 문제"

중국 증시가 이틀 연속 반등하면서 10%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중국 증시가 다시 되살아난 것이냐, 또 다른 더 큰 폭락을 예고하는 '불길한 상승'이냐를 둘러싸고 시장 이해관계자들의 전망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직접 증시를 떠받치겠다고 나섰는데, 얼마나 중국 정부의 능력이 강하고 지속적일 수 있느냐에 대해 판단이 다르기 때문이다.

10일 <뉴욕타임스>는 이에 대해 우선 "중국 외부의 이코노미스트의 의견은 압도적으로 중국 정부의 노력은 실패로 끝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정부라면 몰라도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에 나섰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며 반론도 제기했다.

중국 정부에게 증시 폭락 사태는 단순히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정권이 걸린 체제 위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중국 증시 전문가인 뉴욕대스턴경영대학원의 로버트 화이트로 교수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은 마음만 먹으면 증시를 떠받칠 능력이 있다"면서 "중국 정부는 엄청난 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첨병이라는 미국도 증시 폭락 위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하지만 정부가 주식을 직접 매입하면서까지 증시를 떠받치는 대책까지 시행한 적은 없다.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정부의 직접 주식 매입 조치는 드물다.

올해 일본 정부가 매년 상장지수펀드(ETF)에 25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하는 형태로 일본 증시에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이 일종의 '정부의 직접 주식 매입'에 해당한다. 일본 니케이지수는 이 조치 덕분에 올들어 지금까지 15%가 상승했다.


▲ 중국 증시 폭락 사태에 망연자실한 한 투자자. ⓒAP=연합뉴스

"니케이지수, 정부 개입에도 4만선에서 7000선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중국 증시의 폭락 사태가 일본식 장기불황의 전조가 될 정도의 거품 붕괴라면 중국 정부의 노력도 끝내 실패에 돌아갈 수 있다는 경고도 만만치 안않다.

미국 워싱턴 소재 경제정치자문업체 '오브저버토리 그룹'의 대표 사이토 츠요시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1990년대 초에도 일본 정부가 증시에 직접 개입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1989년말 니케이지수는 4만 선까지 육박했다. 주가의 적절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은 당시 무려 60까지 치솟았다. 이듬해 거품이 터지자 증시는 38% 폭락했고, 1992년에는 1만70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이때 일본 정부가 주식을 매입하는 정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2년에 걸쳐 증시가 등락을 거듭했지만 다시 폭락해 7000선까지 떨어졌다. 현재도 니케이지수는 2만 선을 밑돌고 있다.

중국 증시도 이처럼 정부가 직접 주식을 매입해도 막기 힘든 거품 붕괴의 시작일 가능성은 여전하다. 중국 증시를 대표하는 상하이종합지수는 9개월만에 135%가 오르면서 지난 6월 12일 5000선을 넘어섰다. 당시 PER은 37로 그동안 평균 PER 10과 비교할 때 위험수준이었다. 선전 증시는 PER이 80에 육박했었다. 중국기업들의 수익이 부풀려졌다는 것이 시장의 일반적인 상식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 PER은 훨씬 높을 수 있다.

게다가 현재 중국 증시는 "돈을 빌려서라도 주식에 투자하라"고 유도한 중국 정부의 부양책으로 시골사람들조차 빚을 내 투자한 경우가 많은 전형적인 '거품 증시'의 형태를 띠고 있다. 한달도 안돼 30%가 넘게 폭락했는데 "거품 붕괴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세계 2위 규모 증시, 붕괴 가능성 높이는 악조건 즐비


최근 몇 개월 동안 중국 증시의 거래량은 전세계 다른 나라의 증시 거래량을 합한 것보다 많은 날이 여러 번 있었고, 이런 과열된 증시가 처한 주변 여건도 '거품붕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중국의 경제성장이 '마지노선'이라고 하는 7%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올 정도로 둔화되고, 부동산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가 크고, 경기 부양책 과정에서 많은 돈을 빌려준 중국의 은행들이 막대한 부실채권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아무리 자금이 많다고 해도, 중국 증시의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중국 상하이, 선전, 홍콩 증시를 합하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증시다. 시가총액이 9500조 원에 달한다. 지금 중국 정부가 주식 매입에 투입하겠다는 자금은 2조 원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가 1990년대 증시를 떠받치기 위해 투입한 자금이 증시 규모의 0.8%에 달했는데도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정부가 1%를 투입한다고 해도 950조 원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때문에 사이토 대표는 "경제적 관점에서만 본다면, 이런 모든 여건 상 중국 정부의 노력은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이토 대표는 "중국 정부가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경우는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아질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것"이라면서 "지금보다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한다고 해도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중국 증시도 떨어질 수 있을 때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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