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대선 승리 이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미친개'에 비유한 일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미친개가 문다고 나까지 대꾸할 수 있나"
문제의 발언은 이 당선자가 지난 22일 측근들과 서울 삼청동 안가에 위치한 테니스코트에서 테니스를 치던 도중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프레시안>이 27일 입수한 당시의 발언록에 따르면 이 당선자는 참석자들과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 자리에서 "KBS 토론회 첫 날이었는데 정동영 후보가 날 보더니 같이 앉아있기 창피하다고 하더라"면서 "어이가 없어서…, 정 후보의 사람 됨됨이를, 인간성을 내가 아니까 그 사람은 그럴 수 있어요"라고 정 후보를 비난했다.
이는 지난 6일 열린 첫 TV토론에서 정 후보가 이 당선자를 두고 "솔직히 이 자리에서 탈세, 위장, 각종 거짓말 의혹에 휩싸여 있는 후보와 나란히 앉아 TV토론을 한다는 것이 창피하다", "검찰은 이명박 후보를 세탁해 주려고 했지만, 이 후보가 부패한 후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는 등 이 당선자에게 맹공을 퍼부었던 데 따른 것. (관련기사 : "李와 토론 창피" vs "북조선 검찰 수사라면 믿겠냐")
한 참석자가 "당황한 표정이던데 잘 참으시더라"고 응수하자 이 당선자는 "그럼 당황했지"라면서 "'미친개'가 문다고 나까지 같이 대꾸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 당선자는 "그건 내가 잘 참아서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BK 저격수'로 이름을 날린 신당 박영선 의원과 당시 토론회 장소에서 마주쳤던 일에 대해서도 이 당선자는 "목소리만 들려서 봤는데 보니까 박영선 의원이었다"면서 "황당하더라. 눈에 독기를 품고 (나를) 보는데, 예전엔 안 그랬는데…"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당선자는 "(박영선 의원이 기자 시절) 경제부에 출입했을 때부터 잘 알았다. 내가 특종도 많이 줬는데…"라면서 "앞으로 차분히 하면 잘 성장할 수 있는데 너무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을 해 줬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당시 행사 자체가 비공개로 이뤄진 데다 당일 배포된 일부 취재기자들의 공동 취재 내용에도 포함되지 않아 뒤늦게 알려졌다.
"기억나지 않는다"
이 발언록의 내용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프레시안>의 확인 요청에 "당시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당시 테니스장에 자리를 함께 하기도 했던 나 대변인은 "그렇다면 정확한 발언 내용은 무엇이냐, 정동영 후보를 언급하긴 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만 답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