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의원들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기자회견'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똥볼', '공포 확산', '선동주의' 등 원색적인 단어가 나오기도 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16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나라 전체가 지금 봉숭아학당"이라며 "늑장 정부에 은폐 삼성, 박원순 시장은 똥볼 원순"이라고 정부와 삼성서울병원, 박원순 시장을 싸잡아 비판했다.
하 의원은 "박 시장이 (메르스 관련 기자회견 당시) 35번 환자가 접촉한 1565명을 다 조사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게 완전히 엉뚱한 곳에 똥볼을 찬 것"이라며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 역학 조사할 시간에 엉뚱하게 35번 환자 1565명을 했고, 결과적으로 1565명 중에 (확진이) 나온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박 시장의 긍정적인 점은 정부가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워낙 무능하다 보니까, 여기에 대해서 센 이야기를 하니까 사람들과 사회한테 경각심을 준 것"이라며 "똥볼을 세게 차서 경각심이 일깨워진 거지 박 시장이 찬 볼이 정확하게 골대로 들어간 게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단, 하 의원은 "이걸 고발한 단체도 제가 볼 때는 사려 깊지 못한 것 같고. 그래서 일부분은 또 무혐의가 나올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국회 메르스대책특위 소속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도 이날 검찰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해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박원순 시장의 인터뷰가 한 사람을 매도하고 여러 사람을 불안에 떨게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35번 환자 한 사람만의 개인정보와 상세한 동선을 공개한 것은 아주 불공평했고 이분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한 잘못된 조치였다"며 "이 환자는 박 시장의 기자회견 직후 자청해 새벽 2~3시까지 분노에 떨면서 여러 언론과 인터뷰하고 나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전날 박원순 시장이 삼성서울병원 이송 요원이 137번 환자로 확진을 받자, 삼성서울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2944명에 대해 역학조사를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그것도 역시 과잉"이라며 "여기에서 비정규직이라는 표현을 굳이 사용한 것이 듣기에 따라선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도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원순 시장을 겨냥해 "무슨 난리가 난 것도 아닌데 한밤에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허위 과장된 사실로 국민 공포를 확산시킨 것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우리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바이러스는 과학으로 퇴치할 수 있지만, 우리 정치를 어지럽히는 선동주의, 절망과 환상을 뿌리는 포퓰리즘이라는 바이러스는 더 위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도 지난 5일 "메르스보다 더 무서운 것은 불신과 불안 조장"이라며 박 시장을 향해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든 방역 당국의 불신을 초래하고 국민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 언행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허영일 부대변인은 16일 논평을 통해 "집권 여당 국회의원들이 메르스 차단에는 신경 쓰지 않고, 박원순 시장에 대한 중상모략에 시간을 허비할 정도로 한가하다면 국민의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안에서도 박 시장을 칭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지역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박 시장의 메르스 대처에 대해 "박원순 시장의 문제제기 때문에 대한민국 전체, 지자체가 포함돼서 혼연일체의 대응체계가 조성됐다"며 "과소조치가 문제지, 과잉조치가 문제 될 수 없다. 그래서 박 시장이 잘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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