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를 통과한 특검법이 당장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향후 15일 동안 법제처 검토, 국무회의 의결, 관보 등록을 거쳐야 '이명박 특검법'은 효력을 발생한다.
이어 10일 이내에 대법원장의 특검 후보 추천과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이명박 특검'이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이렇게 임명된 특검은 일주일 간의 수사 준비기간 동안 특검보와 수사관 등 진용을 갖추게 된다. 총 32일이 경과된다.
물론 각종 절차가 앞당겨지면 특검 착수 시기가 빨라질 수 있으나 1월 중순은 돼야 특검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는 얘기다.
1차 수사기간이 30일, 10일 간의 연장이 가능한 점을 감안하면 특검 수사는 신임 대통령 취임식(내년 2월25일) 이후인 3월까지 진행될 수도 있다. 물론 수사기간이 반드시 연장돼야 하는게 아니고 수사를 압축적으로 진행되면 취임일 이전에 종료될 수도 있다.
2월25일 넘기면?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명박 후보가 당선돼도 어차피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우의 수'는 다양하다.
특검 수사의 종료시점이 매우 민감한 문제다. '이명박 당선'을 가정 할 때, 그가 당선자 신분인 2월 24일까지 수사가 종료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정치권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판가름 난다는 이야기다.
2월 25일 대통령 취임일 이전까지 특검이 이에 대한 결론을 내놓지 못하면 이 후보가 그로부터 5년간 법적인 단죄를 받을 여지는 사라진다.
현행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월 25일 이후에 특검이 "이명박에 대한 의혹은 사실이다"는 결론을 내놓더라도 '이명박 대통령'의 법적 지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물론 이 후보는 "대통령 당선 이후에라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지위를 내놓겠다"고 공언한 바 있지만 이는 '정치적 약속'의 차원이다. 또한 취임식 이후 특검이 기소도 못하면서 수사발표라는 형식으로 현직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결론을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당선자' 신분으로 기소당하면?
하지만 특검이 2월 24일 이전, 즉 이 후보가 당선자 신분일 때 수사를 마무리 짓고 기소를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행 공직선거법 192조는 2월 24일 자정까지 당선자가 금고 이상의 형을 받거나 100만 원 이상의 벌금이나 집행유예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가능토록 하고 있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의 임기 중 형사소추를 금지하고 있지만 형사 소추의 진행을 막고 있지는 않다. 게다가 특검법은 1심 재판 선고는 기소일로부터 3개월 이내, 2심 및 3심은 각각 전심의 선고일로부터 45일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기소를 당하더라도 대통령에 취임 하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취임 6개월이 되는 8월 경에는 대법원에 의해 '이명박 대통령'의 운명이 판가름 나게 된다는 뜻이다.
현재 이 후보에게 지워진 의혹은 도곡동 땅 및 (주)다스 의 실소유주라는 의혹과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 크게 2가지.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혐의가 인정될 경우 공직자 윤리법 위반이 된다. 서울시장 재직 시절 제출한 재산보고가 허위자료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BBK 의혹의 경우 주가조작(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과 횡령(최고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혐의까지 거론된다. 어느 하나라도 '유죄'로 판가름될 경우 형량이 대통령직 상실 기준을 훌쩍 넘길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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