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무처가 국회 본청에 난입한 한나라당 소속 시군구 의원 등 당직자들을 고발키로 했다.
국회 사무처는 17일 "오늘 오전 긴급회의 간부회의를 갖고 16일 밤 국회의사당 경내에서 있었던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의 대치 상황 당시 허가없이 국회 담을 넘거나 신분증 제시 등 적법한 절차를 무시한 채 불법적인 방법으로 의사당 안에 침입한 자들을 '난동자'로 규정하고 사직당국에 고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사무처는 "여당과 야당을 막론하고 법을 만들고 지키는 국회에 불법 침입한 난동자들을 엄격히 색출, 발본색원 할 것"이라고만 밝혔지만 이는 사실상 한나라당을 겨냥한 것이다.
국회에서 벌어진 대활극
전날 한나라당은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이 점거 중인 본회의장 의장석을 탈환하기 위해 수도권 당원협의회에 동원령을 내렸었다.
이날 밤 8시 경부터 국회 정문 앞에 집결한 한나라당 관계자 500여 명은 의사당 진입을 시도했었다. 국회 경위 등이 막아섰지만 "민의의 정당에 시군구 의원들이 들어오는 것을 왜 막느냐"는 검사 출신 주성영 의원의 호통에 의해 1차 저지선은 뚫렸다.
이후 이들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려하자 경위들과 의경들이 다시 막아섰고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 300여 명의 신당 의원 및 보좌관들도 "출입증이 없는 사람들을 입장시키지 말라. 무슨 국회법이 의원 한 마디에 왔다갔다 하냐"며 돕고 나섰다.
곧바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고 집기가 파손 되는 등의 격렬한 충돌 끝에 한나라당 지방의원과 당직자 100여 명은 창문 등을 통해 본청 진입에 성공했다. 이 와중에 한나라당 의원과 보좌관들은 스크럼을 짜 이들의 진입을 도왔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공성진 의원은 "국회 안에 서울시당 청년당원 150명이 있고, 또 다른 150명은 국회의장과 부의장의 소재를 파악해 대기하는 등 양동작전을 펴고 있었다"고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밤 11시 경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특검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긴장은 잦아들고 충돌은 더 이상 격화되지 않았다.
현행 국회법상으로는 의원, 출입증을 패용한 사무처 직원과 보좌관, 출입증을 패용한 기자, 공무원증을 패용한 공무원 외에 일반인들은 면회실을 거쳐 출입증을 발급받아야만 국회 본청에 출입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직접적 언급을 피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어제 대치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가 의원총회 장에 참석했는데 그 와중에 물건을 던지고 욕설을 퍼부은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도 색출해서 고발해야 될지 모르겠다"면서 대통합신당 측을 겨냥했다.
하지만 나 대변인은 자당 당직자들에 대한 국회 사무처의 고발 방침에 대해선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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