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는 내가 설립했다"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2000년 광운대 특강 동영상이 언론에 공개된 배경에는 대통합민주신당과 이회창 캠프의 '찰떡 공조'가 큰 몫을 했다.
또한 이 동영상 CD를 가지고 있던 김모 씨와 여모 씨는 각 캠프를 돌며 거래를 시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저녁부터 16일 새벽까지의 긴박한 현장
두 사람은 최근 이회창 캠프, 신당 선대위에 접촉을 시도해 각각 30억 원과 100억 원을 요구했지만 각 캠프는 '신빙성도 없고 돈도 없다'는 이유로 거래를 거절했다.
이들이 그 다음으로 접촉한 곳은 바로 한나라당. 밀고 당기기를 통해 30억 원 선에서 가격합의를 본 김모 씨와 여모 씨는 15일 저녁 7시 서울 서교동 서교호텔 12층 15호실에서 두 장의 CD를 들고 한나라당 측 박모 특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박 특보는 돈 대신 경찰을 대동했고 이들을 곧바로 체포됐다. "어차피 사실이 아니라서 곧바로 신고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입장이지만 파문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CD를 압수당하고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로 압송된 두 사람은 이회창 후보 캠프의 김정술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김경준 변호인'으로 잘 알려진 김 변호사는 이들이 거래를 시도했다가 거절당한 당사자였던 것.
곧바로 홍익지구대로 달려온 김 변호사는 경찰이 이들을 공갈협박범으로 긴급체포한 사실을 알고 곧바로 이강래 통합신당 선대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이로 인해 사건 발생 이후 두시간 여가 지나서 통합신당 소속 율사 출신 의원들과 박영선, 정청래 의원 등이 지구대로 모였다.
김 씨와 여 씨가 마포경찰서로 압송된 후, 통합신당 측의 정성호 의원, 임내현 클린선거대책위원장, 이회창 후보 측의 김정술 변호사는 경찰에 변호사 선임계를 제출했다.
하지만 'CD 내용을 확인해야겠다'는 변호인단의 요청에 경찰은 난색을 표했다. 이에 변호인단은 "CD가 경찰 쪽에 입수된 이상 불리하다, 따로 만들어둔 사본을 봐야 변호를 할 수 있다"고 설득한 끝에 16일 새벽, 문제의 동영상 사본 입수에 성공했다.
이 동영상을 분석해 이명박 후보의 육성을 확인한 신당 측과 이회창 캠프는 곧바로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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