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이 16일 공개한 이 동영상에 따르면 이명박 후보는 지난 2000년 10월17일 서울 광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가진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금년 1월에 BBK 투자자문 설립"
이 동영상에서 이 후보는 "제가 요즘 한국에 돌아와서 인터넷 금융회사를 창립했고, 금년(2000년) 1월에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했다"며 "이제 그 투자자문회사가 필요한 업무를 위해 사이버증권회사를 설립하기로 생각해서 지금 정부에다 (관련 서류를) 제출해 며칠 전에 예비허가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는 "어제 신문에 제가 증권회사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이렇게 났다"라고 말했다. 'BBK를 내가 창업했고 김경준 사장을 영입했다'는 내용이 담긴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인터뷰를 말한 것이다. 하지만 그간 한나라당은 이 인터뷰에 대해 모두 '오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이 후보는 "내가 오늘 박영선 MBC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영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당시 MBC기자였고, '경제매거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이명박 후보를 인터뷰했다. 박 의원이 BBK 사무실에서 이 후보를 만났고, 김경준 씨도 등장했던 당시 취재 화면은 최근 '박영선 동영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다음은 16일 오전 대통합민주신당에서 공개한 '이명박 강연 동영상'의 주요 발언 내용이다. ● 파일 1 (2분 27초-3분 00) 저는 요즘 제가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인터넷 금융회사를 창립을 했습니다. 해서 금년 1월달에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을 하고 이제 그 투자자문회사가 필요한 업무를 위해서 사이버 증권회사를 설립을 하기로 생각을 해서 지금 정부에다 제출을 해서 이제 며칠 전에 예비허가 나왔습니다. 근데 그 예비 허가 나오는 걸 보니까 한 6개월 걸려서 이렇게 나왔습니다. ● 파일 1 (4분 47초 - 5분 11초) 오늘 사실 MBC에서 인터뷰를 쪼깐 하는데, 그 사람들이 뭘 묻느냐 하면은 절 보고 그랬어요. 요즘 기업구조, 대기업 구조조정을 하는데 대기업 출신인 저가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렇게 묻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대답을 그렇게 했습니다. 이게 뭐 방송에 나갈거니까. MBC 방송에 나갈 것이니까. 뭐 나가더라고 저 이야기를 그렇게 했습니다. ● 파일 2 (1분 8초 - 2분 00) 그러니까 미국에 1년반 있는 동안에 많은 것을 생각해 봐서, 제가 21세기에 맞는 내가 이제 대한민국에 와서 인터넷 금융그룹을 만든거죠. 제가 어제가 신문에 증권회사를 만든다 이렇게 신문에 났습니다. 증권회사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하고 있는 금융부문에 일을 하는데 그게 부수로 필요한 증권회사가 필요한 거예요. 그래서 증권회사는 금융감독원에다 승인을 맡아야 하는데 그게 6개월 걸렸어요. 서두에 말씀드린듯이 같이 6개월 걸렸는데, 그것이 이제 나오면은 금융감독원에서 뭐라고 이야기하냐. 이 증권회사를 만들면은 수지가 어떻게 되겠느냐, 이익이 어떻게 나겠느냐, 이것을 연도별로 뽑아내라고 하라고, 그래서 우리는 첫 년도부터 이익이 난다는 계획을 넣었죠. ● 파일 2 (3분 50초 - 4분 00) 제가 하겠다고 하는 것은 뭐냐. 종합금융회사에서 이익을 낼 수 있는 수익모델, 새로운 수익모델이 있어서 이익을 첫해부터 내겠다는 것 ● 파일 2 (5분 16초 - 23) 저는 뭐냐 저가 하는 금융회사 새로운 고도의 금융기술을 한국 금융계에 보여줄려고 하는 거예요. ● 파일 2 (5분 36초 - 6분 00) 그래서 우리가 첫해에 흑자가 나는 증권회사를 보여 줄라고 하는 겁니다. 물론, BBK 투자자문회사는 금년에 시작했지만 이미 9월말로 28.8% 이익이 났습니다. 그럼 첫해지만 뭐 바로 이익이 났고 증권회사 나오면 내년에 발족이, 금년에 허가가 나면 1월 1일부터 영업을 하더라도 그 회사는 흑자가 날겁니다. |
이 동영상은 당시 특강을 촬영한 김모 씨가 이명박 후보 쪽에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 경찰에 체포되면서 드러나게 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동영상을 넘겨주는 댓가로 한나라당에 30억 원을 요구한 김모 씨와 여모 씨를 15일 저녁에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두 사람은 한나라당의 신고로 잠복해있던 경찰에 붙잡혔다.
2000년 이 후보의 강연 동영상을 촬영한 모 미디어 회사 대표인 여 씨는 '왜 지금에서야 CD를 공개했느냐'는 질문에 "시끄러워지는 것이 겁이 나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내가 강연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살해협박까지 받았다.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측근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우리가 CD 내용도 확인 안하고) 김 씨 일행을 신고한 이유는 (CD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밤부터 16일 새벽까지 마포경찰서 주변은 한나라당, 대통합민주신당, 이회창 후보 측 관계자들이 모여 극심한 신경전을 벌였다. 경찰은 이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뒤늦게 이를 입수한 신당 측이 이를 공개했다.
신당 "이 후보 책임지고 사퇴해야"
신당 관계자들은 이날 새벽 1시30분 경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사무실에 김 씨 측과 접촉해 문제의 동영상이 담긴 DVD 2장을 입수했다.
신당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범죄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모든 것을 오보, 위조라고 주장해 왔던 그의 거짓말은 이로써 끝장났다"며 "'대통령이 되더라도 BBK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면 대통령직을 걸고 책임지겠다'던 그 공언처럼 이제 이명박 후보는 모든 책임을 지고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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