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이상이 박근헤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순방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은 53.2%로 나타났다. 예정대로 순방을 해야 한다는 의견은 39.2%였다.
순방을 연기해야 한다는 여론은 전 지역에 걸쳐 높게 나타났다. 특히 메르스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경기인천에서는 순방을 연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60%, 예정대로 순방을 가야 한다는 여론은 36.5%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에서는 순방을 연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55.6%, 광주·전라에서는 53.9%, 서울은 52.7%, 대전·충청·세종은 50.2%, 부산·경남·울산은 47.8%로 나타났다.
젊은층일수록 순방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30대에서는 특히 순방을 연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84%에 달했다. 60대에서는 예정대로 순방해야 한다는 여론이 66.9%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8일과 9일 이틀간 전국 19세 이상 성인 7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30%)와 유선전화(7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6.6%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로 나타났다.
청와대는 순방과 관련해 고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 순방 관련 절차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미국 순방에 앞서 청와대 직원은 물론, 기자단도 발열 체크를 할 방침이라는 공지 사항도 나왔다.
새누리당은 순방을 예정대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무성 대표는 오전 기자들과 만나 "한미정상회담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고 오랜 준비 끝에 확정이 된 것이고 또 거기서 양 정상간에 굉장히 중요한 결정이나 메세지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예정대로 가는 게 옳다는 주장이 상당히 많이 나오고 있다. 그 뜻을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지키는 일만큼 대통령에게 중요한 일은 없다. 이 상황에서 한가하게 미국 순방을 가겠다고 이야기하는 게 국민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돌이켜볼 일"이라고 비판했다. 전 최고위원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날 생각만 하지 말고 오바마 대통령이 에볼라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방역하고 차단에 성공했는 지를 교훈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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