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당국이 9일 발표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 가운데 서울아산병원에서 감염된 92번 환자(27)는 이 병원 응급실 입구에서 근무하는 보안 요원이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92번 환자는 지난달 26일 응급실을 찾은 6번 환자(71·사망)와 접촉했다.
당초 병원은 6번 환자의 내원 시간이 10분 정도로 극히 짧았다고 밝혔지만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결과 실제 병원 체류 시간은 28분 정도로 나왔다.
6번 환자는 보안 요원의 안내를 받아 응급실로 들어가 의료진과 간단한 문진(문답 진료)만 받은 후 병원을 떠났다는 게 병원 쪽 설명이다.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20대 보안 요원은 약 10분 정도 6번 환자와 접촉한 것만으로 메르스에 감염됐다는 뜻이 된다.
병원에 따르면 92번 환자는 당일 근무 후 퇴근을 했고 이튿날은 비번이어서 출근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28일 서울아산병원에 6번 환자의 확진 사실을 알리면서 보안 요원과 의료진 등 총 8명을 격리하도록 통보했다.
92번 환자는 이후 고향인 충남 공주로 내려가 지금까지 자가 격리 상태에 있다가 8일 증상이 보였고,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아산병원의 한 관계자는 "격리 기간 세 차례 유전자 검사를 했으나 모두 음성이었는데 어제 증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92번 환자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수도권에서 충남 지역으로 이동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당시는 이 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감염력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메르스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없는 기간에는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지 않는다.
서울아산병원을 통한 추가 전파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추정을 가능케하는 대목이다.
서울아산병원의 한 관계자는 "92번 환자는 진료 과정에서 감염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고 "오늘이 격리가 해제되는 날인데 환자가 발생해서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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