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종필 명예고문은 12일 "이번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표는 결국 사표(死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고문은 이날 충북 옥천군 장터와 보은군 중앙사거리에서 가진 지원유세에서 "최근 충북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율보다 이회창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무시 못 할 정도로 나오고 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표 몰아주고 '기브 앤 테이크' 요구하는 게 도리"
김 고문은 "두 차례 대통령 선거에서 떨어진 뒤 눈물을 흘리며 물러났던 사람이 뒤늦게 '나 아니면 안된다'며 올바르지 못한 길을 가고 있다"고 '이회창 때리기'에 집중했다.
그는 "BBK 수사발표와 관련해 대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 등 어마어마한 공직을 역임한 장본인이 국가기관을 무시하고 국민혼란을 부추기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겨눴다.
김 고문은 "이번 대선양상은 전과 다르지 않다"면서 "영호남 양쪽이 거의 비슷한 투표율을 보이면서 결국 한나라당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대결이 벌어질 것"이라고 이회창 후보가 주저앉은 양자구도를 전망했다.
이어 그는 "전국 유권자의 10%를 차지하는 충청권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후보의 당락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충청권이 잘못 선택할 경우 정동영 후보가 이기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했다.
김 고문은 "충청 도민들은 표를 찔끔찔끔 나눠주고 있다"면서 "(이번에) 표를 몰아주고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 식으로 요구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전폭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대선 끝나면 다시 野人으로"
한편 김 고문은 "4년 전 정계에서 물러났던 팔순 늙은이가 다시 선거판에 뛰어든 것은 너도 나도 대통령이 되겠다고 설쳐대는 정치현실을 눈 뜨고 지켜볼 수만은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을 모신 뒤 다시 야인(野人)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고문은 "다시 2선으로 물러앉아 걱정스러운 일이라도 생기면 '고문'답게 조언이나 하면서 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43년의 정치역정을 통해 사람을 보는 눈이 생겼는데 그 눈으로 여러 후보들을 보니 국가경영을 위한 소양과 식견, 추진력을 겸비한 사람은 이명박 후보 밖에 없더라"면서 "이명박 후보야말로 우리나라를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이끌고 개인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 적임자"라는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김 고문의 지원유세에는 심규철 한나라당 충북도당위원장, 이동호 전 내무부장관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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