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주가의혹 수사발표 이후 '이명박 지지선언'이 봇물 터진 가운데 6일 벌어진 유명 연예인들의 집단 지지선언 행사가 불과 반나절도 지나기 전에 구구한 뒷말을 낳고 있다.
이날 오전 한나라당 당사에서는 '한국대중문화예술인복지회' 소속 연예인 38명의 집단 지지선언 행사가 있을 것이라는 보도자료와 기자회견문이 배포됐다.
그러나 이들을 대표해 성명서를 낭독한 이경호 복지회 이사장은 '명단에 들어있는 사람들이 다 지지한 것이 맞냐'는 질문에 "내가 일일이 전화로 다 확인했다"면서도 "홍경민, 박진희, 김정은 씨는 지지의사를 철회했다"고 발혀 35명으로 수정됐다. 한나라당이 미리 배포한 자료에서 일단 세 명이 빠진 것.
하지만 이 이사장이 일일이 확인했다는 연예인들 중 일부도 추후 "지지를 철회한 것이 아니라 아예 지지를 한 적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탤런트 정준호 씨 역시 "동의 없이 지지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는 입장이고, 가수 겸 탤런트 에릭 측도 지지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 뿐만 아니라 동의없이 명단에 포함된 일부 다른 연예인들도 공개적으로 빼달라고 요구하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빼달라고 하고 싶지만 지지후보 1위 지지자 명단에서 빼달라고 하는 것도 두렵다'는 것.
중복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이날 명단 가운데 포함된 이덕화, 정흥채 씨 등은 이미 지난 6월 이명박 경선후보 문화예술지원단 상임고문으로 위촉된 인사다. 이명박 지원단 상임고문이 뜬금없이 이명박 지지선언에 나선 것은 전형적인 세불리기 행태라는 것. 특히 이덕화 씨는 6월 위촉행사에서 이 후보를 향해 "각하 힘내십시오"라고 외쳐 물의를 빚었을 정도로 열정적 지지자로 알려졌다.
당시 고문명단에 함께 포함된 산악인 엄홍길 씨가 "동의한 적 없다"고 강하게 반발해 일찌감치 위장지지 논란이 벌어진 일도 있었다.
이경호 이사장은 지지선언문에서 "매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언제나 권력은 대중문화 예술인들을 앞세워 표몰이의 도구로 활용했고, 몇몇 대중문화 예술인들은 개인적 친분에 못 이겨 얼굴마담을 하다 선거가 끝나면 버려지기 일쑤였다"고 강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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