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치매는 '걸리는' 병일까? '든다'고 해야 옳지 않을까? 치료와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라기보다 과정으로 보는 게 타당한 건 아닐까? 몸은 늙어도 마음이 어릴 적 모습으로 되돌아가므로 치매에 든 노인은 기억이 흐려지고 말이 어눌해지며 배설물을 흘린다. 그런 어머니를 철근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에서 시골의 땅으로 모시고 와 여생을 편안하게 살핀 한 귀농인의 경험담은 치매에 대한 우리의 성마른 시선을 바꾸도록 인도한다.
제 아이가 대소변을 가리기 시작하면 젊은 부모는 무척 반가워한다. 물론 진자리와 마른자리도 기쁜 마음으로 정돈하겠지만, 그이의 부모도 오래전에 그랬다. 그랬던 부모가 나이 들어 치매에 들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치매에 든 부모를 사탕과 완력으로 다룰 수 없는 고충이야 이해하지만, 등급을 받아 기관으로 얼른 떠넘기려는 자식들의 처사는 측은함을 넘어 차갑다는 생각이 든다. 만일 자식에게 치매가 온다면 부모는 요양원부터 수소문할까?
50대 치매는 걸리는 걸까, 드는 걸까? 전문가들은 노화가 아닌 원인을 의심하므로 걸린다고 해야 옳을 텐데, 다른 원인은 없을까? 소 내장을 소 사료로 사용한 이후 치매가 무려 9800% 늘어난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자. 평균수명이 늘수록 치매에 드는 노인이 늘어나더라도 그렇게까지 급증할 리 없는데, 그렇게 늘어난 환자들 중 40~50대 연령층도 상당할 게 틀림없다. 광우병 요인이 있는 쇠고기가 원인이라는 미국 전문가의 주장은 오래전부터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온 한국의 사정과 전혀 무관할까?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 잊었는가
최근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상당히 늘어났다. 당연히 소비하는 이도 늘었을 게 틀림없는데, '막창구이 식당'은 전보다 성황이다. 대부분 미국인들이 잘 먹으려 하지 않는 미국산이다. 광우병에 걸린 소의 막창과 곱창은 '프라이온(prion)'이 특히 많은 특정위험물질이다. 단백질성 감염성 입자인 프라이온이 몸에 들어오면, 뇌가 구멍 뚫린 스펀지처럼 바뀌며 광우병 환자가 될 가능성이 몹시 높아진다. 치매로 오인될 가능성도 높다. 그 환자가 50대라면 특히.
치매가 늘어난 미국에서는 이제 소에게 소 내장을 사료에 섞어 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므로 안심해도 좋을까? 광우병 요인이 사라졌다고 할 만한 유럽이라면 모르지만, 미국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소 내장을 돼지와 닭에게 먹이고, 돼지와 닭 내장을 소에게 먹이기 때문이라는 거다. 이른바 '교차오염'이다. 광우병으로 크게 혼난 유럽은 어떤 육질사료도 소에게 먹이지 않는다. 이후 광우병은 소와 사람에게 발생하지 않는데, 젊은 치매는 어떨까? 미국 쇠고기를 마지못해 조금 수입하는 유럽도 우리처럼 늘었을까?
한국에서 대장암 용정이 5배 가까이 늘었다는 최근 소식을 듣고 유전자조작식품(GMO)을 원인 중의 하나로 의심하는 이가 있다. 대장암 검사를 하는 시민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미국계 다국적기업이 주도하는 유전자조작 농산물이 한국 밥상을 점령한 마당에 미국산 쇠고기가 어느새 늘었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가능성을 부정하는 한국정부는 GMO를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정부가 50대 치매 증가의 원인을 분석할 리 만무하다. 어디 연구비 넉넉한 독립 과학자 없나?
여러 이유로 많은 이에게 육식을 피하라고 권하지만, 별 효과는 없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높일 방법을 찾고 싶은데, 효과가 있을지. 그전에 유기농 막창이라도 생활협동조합 매장에 놓였으면 좋겠다.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은 우리나라 대표 생협 한살림과 함께 '생명 존중, 인간 중심'의 정신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한살림은 1986년 서울 제기동에 쌀가게 '한살림농산'을 열면서 싹을 틔워, 1988년 협동조합을 설립하였습니다. 1989년 '한살림모임'을 결성하고 <한살림선언>을 발표하면서 생명의 세계관을 전파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살림은 계간지 <모심과 살림>과 월간지 <살림이야기>를 통해 생명과 인간의 소중함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바로 가기 : <살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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