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맏이' 당 대표 중심으로 문제 풀어야"

文에 힘 실으며 '단결' 재강조…범주류 최고위원들도 "분열 안돼"

야권의 차기 잠룡으로 평가받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소속 정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에 대해 "맏이는 당 대표다. 맏이를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표 체제에 힘을 싣는 입장을 좀더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지사는 19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선거 패배에 대해서 아무리 당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다 할지라도, 당이 분란과 혼란에 빠지게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지사는 "국가는 국헌에 따라 대통령과 의회 제도를 두어서 논의를 수습해 나가야 하는 것처럼, 당도 전당대회에 따라서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했으면 그 틀대로 논의를 해 나가야 한다"며 "정당도 당헌 질서를 너무 쉽게 바꾸려고 하면 혼란에 빠진다"고 경고했다.

진행자가 '문 대표 사퇴 요구는 적절치 않고, 문 대표를 중심으로 위기를 수습해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재질문하자 그는 "그렇다"면서도 "'문 대표 중심으로'라고 표현하면 정치적으로 해석을 다르게 할 수 있으니 '당헌 질서대로 풀어야 한다'고 표현하고 싶다"고 답변했다.

안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형제를 쫓아내려 하면 안 된다. 국가든 당이든, 자기 집에 불을 지르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며 "우리는 형제애로 대화하고 새로운 길들을 찾아내야 한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은 현재 내분이 계속되고 있고, 특히 전날 광주·전남 지역구 의원들이 모여 문 대표에게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의 오찬 회동 자리에서는 문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범주류에 속한 현직 최고위원들도 '분열은 안 된다'는 메시지를 냈다.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전병헌 최고위원은 평화방송(PBC) 인터뷰에서 "야당의 고질병인 분열의 악순환이 빠르게 치유될 수 있도록 문 대표와 당 내 지도급 인사 모두가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는 시기"라고 했다.

전 최고위원은 특히 '혁신기구'에 대한 당내 비판에 대해 "하나만 알고 둘은 생각지 않는 지적"이라며 "그러면 해법이 뭐가 있느냐. 결과적으로 '문 대표가 사퇴해야만 문제가 해결된다'는 주장을 하고 싶은데, 그것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려는 것 아닌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역비판했다.

앞서 혁신기구 구성안을 "나눠먹기"라고 비판한 것은 정대철 상임고문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시간 벌기, 물타기가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비판에 가세했었다.

민평련계인 유승희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이 분열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만 옳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그래야만 선거를 이길 수 있다. 당이 죽으면 아무리 본인이 실력이 있어도 이길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