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을 맞은 1일, 민주노총은 서울광장에서 조합원 5만여 명(경찰 추산 2만2000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지난 24일 총파업을 연 데 이어, 노동 시장 구조 개편안 폐기와 최저 임금 인상 등의 요구안을 내걸고 대정부 투쟁을 선포한 것이다. 집회 슬로건 역시 '끝내자 박근혜'로 정해, 정부의 노동 시장 구조 개편안에 대한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드러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집회에서 "2015년 올해 민생은 파탄났고 서민과 노동자들은 못 살겠다고 한다"며 "지금 싸우지 못한다면 우리는 부패한 정권의 제물이 되고 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중의 총결의로 박근혜 정권을 끝장 내자"며 "침몰하는 한국 사회를 구하기 위한 역할을 민주노총이 기꺼이 맡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 대표로 참석한 이병균 사무총장 역시 "정부가 노동 시장 개악을 일방적으로 강행한다면 양대 노총은 총파업 투쟁으로 저지에 나설 것"이라며 "양대 노총이 두 손 잡고 함께 투쟁해야 한다"고 연대를 강조했다. 앞서 한국노총도 이날 오후 2시 여의도공원에서 주최 측 추산 12만 명, 경찰 추산 4만 명이 모인 '노동 시장 구조 개악 저지 및 생존권 사수를 위한 전국 노동자 대회'를 열었다. 이 집회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도 참석했다.
이날 민주노총 집회엔 정부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1일과 2일 양일간 철야 집회를 예고한 세월호 희생자 가족 200여 명도 참여했다.
오후 4시 30분께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동절 대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이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은 행렬이 나타나기 전부터 도심 곳곳에 차벽을 설치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7시 광화문에서 예정된 세월호 추모 문화제에 참가하기 위해 여러 갈래로 나뉘어 행진했지만, 차벽 등을 활용해 경찰이 막아서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안국동 사거리, 종로1가 및 조계사 인근에서 대치가 이어졌고, 일부 참가자들이 밧줄 등을 활용해 경찰 버스를 끌어내려고 하자 경찰은 캡사이신 최루액 등을 뿌리며 대응했다.
오후 7시 30분 현재 시위대는 안국동 사거리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다. 7시로 예정됐던 세월호 추모 문화제는 현재 오후 9시로 연기된 상태다. 세월호 유족들과 국민대책회의는 추모제가 끝난 뒤 청와대 방향으로의 행진을 예고한 상태라 곳곳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