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26일 "국민이 바라는 것은 정권교체 자체가 아니라 정권을 교체해 잘 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잘 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 왔고, 저 자신도 집권하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많은 구상을 해 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대통령 선거 정책공약집 발표회'에서 "나는 정통야당의 정통후보가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두 번 실패하고도 한나라당은 이름 지켰다"
이날 오전 끝내 후보등록 절차를 마친 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겨냥해 자신이 보수세력의 '정통후보'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이회창 후보 진영이 아직까지 정책적 활동을 벌이지 못하고 있는 점을 비판한 것.
이회창 후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를 에둘러 겨냥한 발언은 계속 이어졌다.
이 후보는 "공약을 만드는 것이 힘들지, 모방하고 수정하는 것은 한 시간이면 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정책을 집행하는 의지와 열정, 실천할 수 있는 능력과 경륜"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두 번의 정권교체에 실패한 한나라당이 그 이름을 지키면서 정책정당으로 거듭났다"면서 "마지막 남은 이 기간에 우리는 국민들에게 우리의 정책을 하나하나 알려 드리고, 한나라당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보여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후보는 "상대는 지금 유일하게 BBK라는 것 하나에 매달려 있다"면서 "나는 이미 책임을 지겠다고 했는데, 검찰의 발표 이후 그들은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 묻고 싶다"고도 했다.
강재섭 "경제 어려운데 5억 원은 어디서 구했냐"
강재섭 대표도 "뒤에서 남의 다리를 걸어 어부지리로 대통령되겠다는 것, 그렇게 정권교체가 되는 것은 비민주적 정권교체"라고 비난했다.
강 대표는 "잡탕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면서 "경제도 어려운데 (대선후보 기탁금인) 5억 원은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강 대표는 "우리는 10년 동안 비바람 속에서 당사를 팔아 국가에 헌납하면서 차떼기 이미지를 벗었고, 또 당이 깨진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검증도 했다"면서 "(이회창 후보는) 이제 와서 낫 하나만 들고 새치기를 해서 자신이 수확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무소속 후보는 당선되면 뒷받침할 세력이 없다"면서 "낫 하나 들고 혼자 당선됐는데 누가 뒷받침을 해 주겠느냐"고 덧붙였다.
공약집, '한반도 대운하' 간단한 언급만
한편 한나라당이 이날 발표한 공약집에는 이명박 후보의 '대표공약'으로 평가받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이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총 32페이지로 이뤄진 공약집 <일류국가 희망공동체 대한민국>에서 대운하 공약과 관련된 내용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이 한 물길로 연결되면 엄청난 발전이 다가온다"는 내용을 포함한 불과 한 단락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의 조해진 특보는 "교육, 외교, 안보, 경제, 대운하 등 각각의 공약이 모두 모여 '대한민국 747'이라는 비전을 완성하는 것"이라면서 "어느 하나의 공약을 대표공약으로 내세우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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