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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화장품에 속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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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화장품에 속지 마세요!"

[작은것이 아름답다] 천연화장품과 유기농화장품 사이에서 머뭇거리는 그녀에게

봄이면 화장품 가게는 꽃집으로 업종을 바꾼 듯, 온갖 새로운 꽃과 식물 '성분 원료 추출물 함유'를 자랑하는 화장품이 즐비하다. 지난 겨울 떠돌던 '말기름' 크림 이야기는 쏙 들어간 것일까. '문제투성이' 봄철 피부에 황사와 미세 먼지까지 올봄엔 어디에서 발견한 '천연 성분 유래' 신상 화장품이 그녀의 피부를 구해줄 것인가?

요즘 화장품의 천연 성분을 둘러봤다. 전통의 알로에와 녹차, 카렌듈라, 유채, 감귤꽃, 동백, 연꽃, 철마다 새로운 꽃이 원료로 등장한다. 풋감, 청보리, 아르간 같은 열매류와 치아씨드, 햄프씨드 등 씨앗류는 국경이 없다. 달팽이, 마유, 당나귀유, 산양유, 동물성 원료도 천연이다. 광물질, 탄산 온천수나 해양 심층수, ○○ 추출수도 원료로 당당히 한몫하고 있다. 2008년 '전성분 표시제' 시행과 2009년 '석면 화장품' 충격 뒤 온갖 천연 추출물들이 넘쳐난다.

▲ <대한민국 좋은 화장품 나쁜 화장품>(이은주 지음, 거름 펴냄). ⓒ거름
최근 <대한민국 좋은 화장품 나쁜 화장품>(거름 펴냄)을 쓴 이은주 님은 화학 성분의 유해성과 안전성 논란이 천연 추출물 함유 제품이면 다 천연 화장품으로 소비자를 착각하게 한다고 지적한다. 추출은 원재료의 수많은 성분 가운데 유효 성분이 잘 녹는 용매로 녹이는 과정. 천연 추출물은 '추출 효율'이 중요한데, 해당 추출물로 특허나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추가 실험을 안 했다면, 그 효과나 원료 함유량을 알 수 없다. 액상 추출물의 유효 성분 변질을 막기 위해 화학 방부제를 넣지만, '방부제 함유 ○○ 추출물'이라고 표기하지 않는다. '추출물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천연 성분 함유 화장품이 더 안전한가? 화장품의 화학 성분이 위험한 것은 날마다 반복해 쓰기 때문이다. 이은주 님은 "화학 성분과 천연 성분 모두 인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논란 성분에 대한 안전성 연구를 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에선 적은 양의 천연 성분이 들어가도 자연, 천연, 식물성, 내추럴, 오가닉, 바이오, 유기농 등으로 혼합 표기하고 있다. 국내 천연 화장품은 정의나 인증 체계가 없기 때문. 다행히 유기농 화장품은 2010년 표시와 광고 기준이 만들어졌다. 오는 7월 시행하는 '유기농 화장품 기준에 관한 규정 제정'에 따르면, 유기농 인증 원료가 구성 성분의 10% 넘게 함유하고, 최종 화장품에 유기용매 검출량을 점검해야 한다.

세계 천연, 유기농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2년 98억 달러. 국내 화장품 시장은 약 15조 원(2013년 기준)으로 세계 11위이다. 천연 화장품 시장은 약 17.5%(2012년 기준), 유기농 화장품 시장은 1%다. 국내 화장품업계는 생물 자원 원료의 78%를 수입에 의존한다. 지난해 수입금은 2008년에 비해 176%나 늘었다. 후쿠시마 핵사고로 일본 화장품 매출은 급격히 줄었지만, 일본산 원료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이은주 님은 국내 소비자들은 성분에 대해 알지 못해도 새 성분과 낯선 이름의 수입 브랜드에 관대하다고 비판한다.

"제품 수명이 단축되면 기업은 오래 연구하고 개발할 필요가 없다. 소비자 반응을 살펴 상황에 따라 필요한 제품을 조금씩 바꿔 출시하면 오히려 이득이다. 화장품은 패션이 아니고, 시대에 따라 빠르게 변하는 것이 아니다. 진짜 피부를 위해 좋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유행에 뒤처져 사라질지 모른다. 새로운 화장품이 더 좋을 것이란 생각을 버려야 한다."

천연 화장품과 유기농 화장품 사이에서 똑똑하게 고르려면

1. 유기농 인증 표시는 나라별 인증 기관과 기준이 다르니 꼭 확인한다.
2. 용량이 적은 화장품은 해당 기업 누리방에서 전성분 표시제를 확인한다.
3. 주요 효능 성분, 희귀하거나 고가 성분은 마케팅용. 적게 쓰인 성분까지 살펴본다.
4. 98% 천연 유래 성분의 구성을 따져본다. 정제수도 천연 성분. 80% 정제수에 대부분 물인 식물 추출물 10%만 넣어도 이미 높은 천연 성분 함유율이다.
5. 무○○, ○○프리 제품이 100% 안전하다는 인식은 마케팅 영향이다.
6. 천연 성분이 피부를 더 자극할 수 있다. 순한 성분을 써야 한다.
7. 원료 함유 성분 개수가 많은 것이 더 좋다는 오해는 그만하자.
8. 정제수 대신 추출물 함유물을 강조하는 건 광고 상술일 뿐이다.
9. 순함, 저자극, 순식물성, 식물 유래 성분 90% 같은 문구는 잊고 전성분 표시를 확인하자.

(이 내용은 <대한민국 좋은 화장품, 나쁜 화장품>을 참고했습니다.)

월간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1996년 창간된 우리나라 최초 생태 환경 문화 월간지입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위한 이야기와 정보를 전합니다. 생태 감성을 깨우는 녹색 생활 문화 운동과 지구의 원시림을 지키는 재생 종이 운동을 일굽니다. 달마다 '작아의 날'을 정해 즐거운 변화를 만드는 환경 운동을 펼칩니다. 자연의 흐름을 담은 우리말 달이름과 우리말을 살려 쓰려 노력합니다. (
☞바로 가기 : <작은 것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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