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이유로 TV토론을 꺼리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측과 무소속 이회창 후보 측이 서로 "왜 당신들은 방송 출연을 거부하냐"고 맹비난을 하는 블랙코미디를 연출했다.
23일 오후 한나라당 박태우 부대변인은 "방송출연을 거부한 이회창 후보, 준비 안 된 후보가 아닌가"라며 "21일 밤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토론회에 초청한 KBS는 말미에 여러 대선 후보 중에서 이회창씨는 방송출연을 거부했다는 멘트를 했는데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이라고 논평했다.
박 부대변인의 말대로 이회창 후보가 방송 토론은 물론 언론의 각종 인터뷰를 꺼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는 최근 불교계 초청 토론회도 여타 일정을 이유로 거부했고, KBS와 MBC가 추진 중인 3자 토론에도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인지도가 부족해서 지지율이 모자란 게 아닌데 괜시리 토론이나 인터뷰에 나서 독자 출마에 대한 비판을 감내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박 부대변인은 "평소에 '법과 원칙'으로 대선정국을 돌파한다는 이 후보는 국민들의 기본적인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공영방송이 요구한 토론프로 출연마저 거부하는 기이한 행태를 보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같은 지적은 이명박 후보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 역시 이회창 후보와 함께 불교계 토론회 초청에 대해 당일 오전에야 불참의사를 밝혔을 뿐더러 KBS, MBC 초청 토론에도 이미 불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캠프 관계자들 조차도 '일체의 BBK관련 인터뷰'까지 거부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이회창 캠프의 조용남 부대변인은 "이명박 후보 측이 생방송 예정이던 'MBC 100분 토론' 불참을 통보하고, BBK 의혹과 관련한 TV토론에 일체 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면서 "떳떳하다면 스스로 나서서 BBK관련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도리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잘못이 있다면, 이 후보는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해야 할 일이지 구차한 이유를 들어 TV토론 불참을 선언하는 것은 잘못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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