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던 이회창 후보 측이 "이명박 후보의 거짓말 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는 것"같다면서 의혹을 기정사실화 하고 나섰다.
이회창 후보 본인은 최근 방송기자 토론회에서도 "나는 솔직히 BBK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면서 "조속히 진실이 밝혀지길 바랄 따름"이라고만 말했었다.
"한 가족을 '국제사기꾼 일가족'으로 매도하다니"
이 후보 측 이혜연 대변인은 23일 논평을 통해 "기본적으로 우리는 양측의 주장과 증언에 선입견을 갖고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도 "전직 외무부 대사였던 이장춘씨가 22일 이 후보로부터 받은 명함을 공개함으로써 이 후보의 주장이 순전한 거짓말임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변인은 이명박 후보의 출입국 시기와 관련해 오락가락하는 한나라당의 해명에 대해 "이미 지난 99년 4월에 설립된 BBK 투자 자문 회사의 설립문제를 김경준 씨와 협의하느라 수개월 전부터 몇 차례 만나왔던 사실을 숨기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이 후보에게 묻고 싶다"면서 "한 가족을 '국제사기꾼 일가족'으로까지 매도하면서 언제까지 거짓말 행진을 계속할 생각인가. 그 죄 값을 어찌 다 치르려는가"라고 까지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변인은 이명박 후보 측을 향해 다음과 같은 5개 항의 공개질문을 던졌다.
△ 첫째, 이 후보는 BBK 투자자문 회사(통칭 BBK사)의 대주주로서 김경준씨와 BBK사를 공동으로 설립하여 동업으로 공동경영한 것은 아닌가. △둘째, 이 후보는 BBK 투자 자문, LKe 뱅크, e뱅크 증권 중개 등 3개 회사로 구성된 이뱅크 코리아 그룹의 실제 최대주주가 아닌가. △셋째, 이 후보는 자신이 실제 소유주로 의심받고 있는 다스(前 대부기공)社로 하여금 MAF펀드에 거액을 투자하고, 동시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거액투자자들도 이 펀드에 투자토록 한 뒤 옵셔널 벤처스(現 옵셔널 캐피탈)의 주가를 김경준씨와 함께 조작하지 않았는가. △넷째, 백보를 양보해서 봐주더라도 이후보는 동업자인 김경준씨에게 사기를 당하고 자신을 믿고 투자한 다른 투자자들에게도 본의 아니게 큰 피해를 준 게 아닌가. △다섯째, 이명박 후보는 결과적으로 대기업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자신이 처음으로 벌인 사업에서 완전히 실패한 것이 아닌가.
이 대변인은 "결론적으로 이 후보는 매우 부도덕한 사람이거나, 아니면 남에게 사기나 당하는 어리석은 사람 중의 하나"로 규정했다.
한편 전날 'BBK 회장 이명박' 명함을 공개한 이장춘 전 외무부 대사에 대해 한나라당 측이 '이회창 캠프 인사'라고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이 대변인은 "명백한 정치공작이다"면서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 대사는 이회창 후보 캠프와 전혀 관련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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