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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는 'BBK 이면계약서', 그 내용은…

"이명박 보유 LKe뱅크가 BBK 지배하는 순환구조"

'BBK 의혹'의 핵심으로 떠오른 '이면계약서'의 내용이 공개됐다. 이 계약서가 진본이라면, "이명박 후보가 BBK의 실소유주"라는 김경준 씨 측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는 셈이어서 주목된다.

"이명박, BBK주식 61만 주 팔았다"

<한겨레>가 입수해 23일 보도한 4종류의 이면계약서 중 한글로 된 계약서는 '주식매매 계약서'로, 계약이 맺어진 것은 2000년 2월21일로 돼 있다.

이 계약서에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김경준 씨에게 BBK 주식 61만 주를 49억9999만5000원에 판매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매수인은 '㈜LKeBank 대표이사 김경준', 매도인은 '이명박'으로 돼 있다. 이명박은 개인이고, 김경준은 LKe뱅크의 대표이사 자격으로 계약을 맺었다.
▲ 23일 귀국한 김경준 씨의 어머니 김영애 씨가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이 계약으로 LKe뱅크는 BBK의 모회사가 되는 셈이다. 이명박 후보는 LKe뱅크의 지분 99.99%를 보유했다. 김경준 씨는 대표이사였지만 주식은 보유하지 않았다. 이 계약서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BBK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후보라는 얘기다.

남은 3종의 영문 계약서는 주식 매입계약, 주식 매각계약, 주식 청약계약서였다. 매입계약서는 AM-papaps가 이 후보와 김경준 씨에게 100억 원을 지급하고 LKe뱅크 지분 52%를 사들인다는 내용이다.

매각 계약서는 이 후보와 김경준 씨, 에리카 김이 이 100억 원으로 e뱅크증권중개(EBK)의 증자에 참여한 뒤 '종결일'에 자신들의 e뱅크증권중개 지분 전체를 LKe뱅크에 100억 원을 받고 되파는 내용으로 돼 있다.

청약계약서는 LKe뱅크가 EBK의 모든 지분을 획득하는 날, LKe뱅크는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 씨에게 각각 41만6666주와 41만6667주의 신주를 다시 발행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신주의 발행 가격은 100억 원으로, 두 사람이 각각 절반씩을 내도록 돼 있다. 결국 100억 원은 다시 LKe뱅크로 돌아가는 것이다.

결국 이 후보와 김경준 씨는 LKe뱅크 주식을 AM-pspas에 판 대금으로 EBK를 만들고, EBK의 대주주들이 다시 LKe뱅크의 주식을 사는 순환출자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 한글 계약서에는 이 후보와 김 씨의 도장이, 영문 계약서는 서명이 각각 담겨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김경준 씨가 남대문세무서에 신고한 서류를 보면, 2000년 5월 9일 전까지 BBK 주식 60만 주를 '이캐피탈㈜'이 보유하고 있었다"면서 "따라서 이명박 후보는 이면계약서가 맺어졌다는 2000년 2월 21일 당시 BBK 주식을 보유하지도 않았고, 매도할 것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면계약서가 제출되는 즉시 조작된 것임을 증명하겠다"고도 했다.

에리카 김 "이명박이 김경준에 광은창투 인수 지시"

이명박 후보가 주가조작에 이용된 옵셔널벤쳐스코리아(옛 광은창투)의 인수를 지시했다는 주장도 새롭게 제기됐다.

김경준 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은 이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후보는 이 회사(BBK·LKe뱅크·EBK)를 코스닥에 2년 안에 상장시키는 것이 목표였다"면서 "시간이 촉박해 코스닥에 상장된 회사를 사서, 이를 통해 LKe뱅크의 모든 자회사들을 퍼블릭에 올리는 것(회사공개)이 목표 달성에 더 빠르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래서 (이 후보는) 제 동생에게 회사들을 찾아보라고 했다"면서 "그러면서 본인이 보험회사 하나를 선정해 그것을 동생에게 알아보라고 했는데, 동생이 그 보험회사를 조사해 보니까 그 회사로는 결과(코스닥 우회상장)를 얻기에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생이 이 후보에게 조사 결과를 드렸고, 이 후보도 그 결과를 보고 안 되겠다고 해서, 그 다음에 광은창투를 조사해 이 회사면 되겠다고 해서 주식을 산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BBK의 후신인 옵셔널벤처스는 주가조작에 동원된 회사다. 에리카 김의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BBK가 광은창투를 인수해 옵셔널벤처스를 설립하는 과정 전반을 이 후보가 주도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 후보가 "다스는 내 회사"라고 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에리카 김은 "이명박 씨가 경준이한테는 여러 번 '다스가 자기 회사니까 계약서를 갖고 가라, 그러면 거기서 알아서 할 것이다'고 말했다"면서 "이 후보가 제 동생에게는 다스 소유주가 자신이라는 것을 여러 번 이야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금을 모으는 과정에 대해서도 그는 "누가 찾아와 이야기한다고 50억 원, 30억 원씩 투자하는 분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이명박 씨의 전화 한 통이면 관계가 확인이 되는데, (동생 혼자 투자를 유치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도 했다.

김경준 어머니 "이 후보에게 분노 금할 수 없어"

한편 이날 오전 귀국한 김경준 씨의 어머니 김영애 씨는 한글 이면계약서를 포함한 계약서 4종과 추가 자료들을 검찰에 제출키로 했다. 김영애 씨는 기자들과 만나 "이명박 후보에 대한 분노를 금할 수 없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검찰은 김경준 씨 측으로부터 이 계약서 원본을 확보하는 대로 정밀 감식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진위여부에 따라 이명박 후보, 김경준 씨 중 한 쪽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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